16일 열리는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인 중국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벤투호에 과감한 슈팅과 정교한 세트피스가를 주문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진나 7일 필리핀전에서 무려 82%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세를 펼쳤지만 단 1골을 얻는 데 그쳤다. 일방적으로 몰아치고도 유효슈팅은 5개에 그쳤고, 전체 슈팅도 12개에 불과했다. 수비가 몰려있는 중앙 공략에만 애를 썼고 총 782번의 패스를 했다. 결과로만 보면 필리핀 문전에서 볼만 돌리다 끝난 경기였다.

지난 12일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에서는 한국의 전체 슈팅이 15개로 늘었고, 유효슈팅도 7개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역시 1골이었다.

상대의 밀집 수비를 깨뜨리는 방법 중 하나는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지만 두 경기 모두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철학인 ‘빌드업 ’에 집중하면서 상대 진영을 썰어 들어가는 플레이에 몰두하다 보니 스스로 답답한 경기를 치른 셈이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과감한 슈팅의 부재를 지적하면서 “한국 축구의 장점이 슈팅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아낀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벤투 감독이 선수들의 슈팅을 자제시키는 것도 아니다. 선수들이 과감한 슈팅보다 보다 완벽한 기회를 만들려고 볼을 접는 불필요한 과정이 늘어난 탓이다. 그러다 보니 경기 템포도 느려지고, 슈팅 과정에서 골키퍼나 상대 수비수를 맞고 나오는 세컨드 볼을 따내는 기회도 스스로 날리는 셈이다.

슈팅만큼이나 아쉬운 것이 세트 피스다. 벤투호가 이번 대회에서 세트 피스로 득점을 뽑은 것은 키르기스스탄전이 유일하다. 필리핀전에서는 단순한 코너킥과 위력 없는 프리킥으로 기회를 날렸지만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코너킥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하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결국 이것이 김민재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앞선 두 경기를 복귀해보면 중국전 승리의 키워드는 과감한 중거리 슈팅과 세트피스로 요약된다.

중국은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과 달리 한국과 정면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비진이 전진할 때 틈이 보이면 과감하게 슈팅을 하고, 프리킥과 코너킥에서 정교함을 살리면 승리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