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정기준 ‘수비 이닝수’ 변경 탓
- 유격수 2·3루수 멀티 출장에도
- 포지션별 720이닝 못 채워 ‘불운’
- 거인 고질병 수비공백 영향 커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프로야구 골든글러브에 9명의 후보를 배출했다.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등 팀의 간판선수가 포함된 반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신본기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내야 각 포지션을 오가며 멀티 플레이어로서 활약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비 이닝으로 후보를 선별한 탓에 연말 시상식에 초대받지 못한 불운을 안게 됐다.
신본기는 2012년 데뷔 이래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39경기에 나와 타율 0.294 125안타 11홈런 71타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 3일 KBO가 공개한 97명의 골든 글러브 후보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내야 포지션별로 720이닝(올 시즌 정규리그 144경기×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서야 한다는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탓이다.
KBO는 지난해 골든글러브의 공정성을 높이고, 고른 기회를 주기 위해 경기수·타격 성적에서 포지션별 수비 이닝수로 선정 기준을 바꿨다. 후보가 배 가까이 늘었지만 신본기 같은 비운의 선수가 등장했다.
올 시즌 신본기는 유격수로 522⅔이닝, 3루수로 434이닝, 2루수로 102⅔이닝을 소화했다. 총 1000이닝을 훌쩍 넘겼지만, 포지션별로 따져보면 어느 하나도 720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내야 전 위치에서 뛰며 수비에 가장 크게 기여했지만 연말 시상식에 초대조차 받지 못한 이유다. 그는 지난해에도 유격수로 608이닝, 3루수로 294이닝, 2루수로 2이닝을 뛰었다. 올해는 2, 3루에서 100이닝씩 더 활약했다.
신본기의 불운을 보면 내야 수비 운영에 애를 먹어온 롯데의 구조적인 고민이 묻어난다. 롯데 내야 수비 조각은 과거 3루를 책임지던 황재균의 공백에 아직도 영향을 받는다.
롯데는 황재균이 떠난 2017년부터 3루에 김동한(441⅔이닝) 신본기(294이닝) 황진수(213⅔이닝) 문규현(125이닝)을 번갈아 기용했다. 2루수 앤디 번즈(75이닝)까지 데려다 썼다. 올해는 신인 한동희를 초반부터 기용했다. 한동희는 505이닝을 소화했지만 실수 등 부진이 잦아 신본기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신본기가 내야의 만능 소방수로 뛰어온 것이다. 롯데 관계자도 “신본기는 구단 사정에 따라 내야 전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출장했다”고 공로를 인정한다.
하지만 내년에도 롯데가 안정적인 3루수를 구하지 못하면 신본기의 골든글러브 도전이 힘들어지는 동시에 내야 수비도 위태로울 수 있다. 신본기는 올해 여러 포지션을 오가는 부담이 겹쳐 개인 최다인 20개의 실책을 범했다. 공격력이 더 향상되더라도 비슷한 수비 부담이 반복되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특히 2루수 번즈가 팀을 떠났고, 주전 유격수 문규현도 어깨 수술을 받은 탓에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멀티 자원인 신본기의 수비 기용 폭이 올 시즌보다 더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변수다. 롯데는 2, 3루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외인 포지션에 따라 신본기의 수비 위치가 바뀔 수 있다. 멀티 자원이라는 장점이 때로는 선수 본인에게는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인 셈이다. 박장군 기자
롯데 신본기 이닝 소화량 |
올 시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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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즌 |
522⅔ 이닝 |
유격수 |
608이닝 |
434이닝 |
3루수 |
294이닝 |
102⅔ 이닝 |
2루수 |
2이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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