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현수 빠진 호주전 김민재 활약
- 스피드 패스 발기술 눈도장 찍어
- 중원·골키퍼 경쟁은 계속될 듯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이 20일 중앙아시아의 강호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 나선다. 아시안컵 우승 후보로 꼽히는 우즈베크를 상대로 파울루 벤투 감독 전술의 핵심인 ‘빌드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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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축구대표팀 골키퍼 조현우(왼쪽)와 김승규가 19일 호주 브리즈번 페리 공원에서 진행된 훈련 중 대화하고 있다. 조현우는 20일 우즈베키스탄전에 선발 출전한다. 연합뉴스 |
지난 8월 말 벤투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한국 축구는 확 달라졌다. 수비에서부터 확률 낮은 롱패스 위주로 공격을 풀어나가던 ‘뻥 축구’에 백 패스를 남발하던 답답한 모습이 크게 줄고, ‘빌드업’이라는 하나의 대원칙이 대표팀의 전술로 자리 잡았다.
빌드업은 골키퍼에서 시작해 수비, 미드필더, 공격진의 섬세한 패스 줄기로 상대의 강한 압박을 벗겨내며 문전까지 전진하는 전술이다. 자연스럽게 볼 점유율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장악의 열쇠로 꼽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위팀 맨체스터 시티를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즐겨 쓰는 전술로 현대 축구의 대표적인 전술이다.
빌드업 전술은 벤투 감독 축구 철학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해 영구 제명된 장현수가 빠진 3기 벤투호 명단 발표 때도 그는 “기본적인 틀과 플레이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한 채 대체 자원을 찾겠다”고 밝혔다. 전술을 수행할 핵심 선수가 빠져도 빌드업은 고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실제 벤투 감독은 지난 17일 호주전에서 김민재(전북)에게 장현수의 역할인 후방 빌드업을 맡겼다. 김민재는 폭넓은 움직임과 안정적 빌드업 능력으로 믿음에 보답했고, 전반 22분 롱패스로 상대 압박을 벗겨내며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골까지 도왔다. 키 189㎝의 탁월한 체격 조건에도 스피드 패스 발기술을 갖춘 김민재는 우즈베크 전에도 후방 빌드업의 척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원 빌드업이다. 호주전은 ‘빌드업 장인’ 기성용(뉴캐슬)의 공백이 그대로 노출된 경기였다. 신예 황인범(대전)이 팀에서 가장 많은 볼 터치와 패스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직 합격점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다. 전반 막판 부상으로 나간 구자철 대신 주세종이 투입되자 빌드업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다.
우즈베크전에서 주세종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주세종은 황인범과 호흡을 맞추며 중원에서 공수 밸런스를 조율하고 패스 줄기를 잇는 중책을 맡는다. 측면이나 뒤로 내주는 패스 대신 K리그에서 자주 선보였던 과감한 전진 패스를 뿌려주는 게 과제다.
최후방 빌드업의 시발점인 골키퍼에 대한 고민은 우즈베크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 축구에서 골키퍼는 수비와 미드필더에 내주는 정확한 패싱력과 드리블 등 발밑 기술을 꼭 갖춰야 한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월드 클래스’ 찬사를 받으며 활약했던 조현우(대구)가 돌연 벤투호에서는 중용되지 못하는 이유다. 조현우는 부족한 발기술 때문에 김승규(빗셀 고베)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 있다. 김승규도 빌드업에서 믿음직한 활약을 보이진 못해 우즈베크전을 포함해 내년 1월 아시안컵 뚜껑을 열 때까지 골키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