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17세253일에 빅리그 1군행
- 83분 뛰고 왼발 강슛 등 맹활약
- 벤투호 승선 가능성 제기되기도

만 17세253일. 유럽축구 최고 리그 중 하나인 스페인 1군 무대 그라운드에 앳된 소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한국 축구의 유망주 이강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소속 이강인이 지난 8월 1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린 바이엘 04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이강인은 후반 33분 교체 투입됐다. 이강인 SNS

‘슛돌이’ 이강인(17·발렌시아)이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기록도 갈아치우며 유럽 프로축구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소속인 이강인은 31일 사라고사 에스타디오 데 라 로마레다에서 열린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에브로와의 32강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2001년 2월 19일생인 이강인은 만 17세253일의 나이로 유럽 프로축구 1군 데뷔전을 치러 남태희(알두하일)가 갖고 있던 기록을 넘어섰다. 2009년 8월, 18세36일의 나이로 프랑스 리그앙에 데뷔한 남태희의 기록을 5개월가량 앞당긴 것이다. 이강인의 데뷔는 손흥민(토트넘)의 기록(18세111일·독일 분데스리가)보다도 7개월 이상 빠르다.

이강인은 이날 2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38분 알레한드로 산체스와 교체될 때까지 8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인상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후반 10분이 압권이었다.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은 그대로 골대를 강타했다.

스페인 현지 매체들은 이강인의 1군 경기 데뷔를 비중 있게 다뤘다. AS는 “2001년생 이강인이 1군 경기에 데뷔했다. 아시아 선수가 발렌시아에서 1군 데뷔 경기를 치른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또 “발렌시아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는데, 이미 이강인은 올 시즌 1군에서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마르카도 그에게 팀 내 가장 높은 평점을 주며 “이강인은 프리시즌에 1군 경기 출전 기회를 잡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2007년 국내 TV 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실력을 인정받은 뒤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팀에 입단해 화제가 됐다. 이후에도 발렌시아에서 성장하며 입지를 다졌다. 지난 7월엔 스위스 로잔 스포르와 프리시즌 경기로 1군 무대에 출전했고, 한 달 뒤엔 독일 레버쿠젠과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1군 무대 첫 골을 넣기도 했다.

이강인의 활약은 국가대표팀에도 호재다. 발렌시아 토랄 감독의 신뢰를 받고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면 내년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출전이 유력하다. U-23 대표팀이 출전하는 2020 도쿄올림픽,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 승선도 노려볼 만하다. 지난 5월 19세 이하(U-19) 대표팀의 막내로 출전한 툴롱컵 국제축구대회에서 2살 위 형들보다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 그이기에 국가대표팀 ‘월반’도 먼 얘기가 아니다.

한편 발렌시아는 이날 골잡이 산티 미나가 후반 26분과 후반 35분 연속골을 터뜨려 2-1로 역전승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