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4와 2/3이닝 동안 4실점
- 다저스, 보스턴에 2-4로 2연패
- 한국인 첫 WS 선발서 패전 멍에

- “매드슨 구원 등판 너무 빨랐다”
- 일각선 감독 용병술 문제 지적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LA 다저스)이 한국 선수 최초 월드시리즈(WS) 선발투수라는 새 역사를 쓰고도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류현진. EPA 연합뉴스

류현진은 2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2018 메이저리그 WS(7전 4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와2/3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1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내고도 패한 다저스는 2차전에서도 2-4로 패해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79.6%에 달한다.

류현진은 이번에도 5회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류현진은 2회 1사 2루에서 이안 킨슬러의 적시타로 한 점을 허용했다. 타선이 4회 역전에 성공해 2-1을 만들어 5회만 넘기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뒤 갑자기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2사 후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몰리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라이언 매드슨을 마운드에 올렸다. 매드슨이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J.D 마르티네스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류현진의 자책점이 늘어났다.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 연속 5회 이전에 강판당한 류현진은 포스트시즌(PS) 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21의 성적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결정구로 활용한 커브가 아쉬웠다. 류현진은 69개의 투구 중 포심 패스트볼(26개)을 가장 많이 던지며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커브(18개)를 결정구로 삼아 5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하지만 5회 앤드류 베닌텐디와의 승부에서는 커브가 발목을 잡았다. 2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 연속 커브를 던지다가 파울로 투구 수가 늘어났다. 결국 8구째 볼넷을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계기가 됐다.

류현진은 원정에서 약한 모습을 극복하는 데도 실패했다. 앞서 원정경기에 등판했던 NLCS 2차전(4와1/3이닝 2실점)과 6차전(3이닝 5실점) 모두 부진했다. 정규시즌에서도 원정(6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3.58)보다 홈(9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1.15)에서 강했다.

다저스 타선도 류현진을 돕지 못했다. 4회 선두타자 데이비드 프리즈가 이날 경기 첫 안타를 뽑아냈을 정도다. 보스턴 선발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불펜진인 조 켈리-네이선 이발디-크레이그 킴브럴을 공략하지 못한 채 안타와 볼넷을 각각 3개 얻는 데 그쳤다.

2연패를 당하자 로버츠 감독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두 경기 연속으로 선발 투수를 빠르게 교체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매드슨은 1차전에서 커쇼를 구원 등판했지만 2실점했고, 2차전에서도 류현진의 승계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미국 CBS스포츠는 “불과 1점 차 박빙의 리드이자 만루 위기에서 결과를 확신하기 어려운 매드슨을 내보냈다. 로버츠 감독이 WS에서 거듭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