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 용병 에르난데스 실수 연발
- 32분 뛰며 11점 5리바운드 부진
- 29득점 맹활약 랜드리와 대조적
- 일각선 “빠른 교체 필요” 지적도

“야, 너 뭐 하는 거야!”

	프로농구 부산 kt의 외국인 선수 마커스 랜드리(왼쪽)와 조엘 에르난데스가 1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연습경기에서 공격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1일 프로농구 부산 kt와 창원 LG의 연습경기가 열린 사직체육관. 서동철 kt 감독이 고함을 쳤다. 2쿼터 중반 새로 영입한 단신 외국인 선수 조엘 에르난데스(23·186㎝)가 패스미스로 공격권을 넘겨준 직후였다.

이날 에르난데스는 32분을 뛰며 11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서 감독은 에르난데스의 무리한 돌파와 소극적인 수비에 자주 한숨 쉬었다. 에르난데스 역시 쉬운 골밑슛을 놓치고선 짜증을 내기도 했다.

대신 장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랜드리(33·198㎝)는 제 몫을 했다. 1쿼터부터 외곽포로 득점을 올린 그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9점을 넣었다. LG의 조쉬 그레이(25·180cm)와 제임스 메이스(32·200㎝)는 각각 20점과 25점을 쓸어 담았다. kt가 87-103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한 농구계 인사는 “에르난데스를 빨리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혹평했다. 에르난데스는 “(한국 농구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고 거칠어 놀랐다”면서 “다양한 공격루트가 내 장점이다. 완벽히 적응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t는 지난달 29일 원정 연습경기에서도 80-88로 패했다. 이때도 에르난데스는 20분간 7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그쳤다. 35분 동안 24득점(3점 2개) 17리바운드를 기록한 랜드리에 크게 못 미쳤다.

에르난데스는 미국대학농구(NCAA)에선 잘나가던 선수다. 지난 시즌 노스이스턴 콘퍼런스에서 34경기 평균 20.4득점 5.7리바운드 2.5어시스트의 준수한 성적을 거둬 올스타격인 ‘퍼스트팀’에 선발됐다. 도미니카공화국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kt 측은 “에르난데스가 처음 경험하는 해외 프로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당분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랜드리는 2010년과 2014년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뛴 베테랑이다. 2016-2017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득점 1위와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kt는 최근 몇 년간 ‘용병 잔혹사’에 시달렸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크리스 다니엘스는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퇴출당했다. 대체 용병 리온 윌리엄스도 2017-2018시즌 도중 손가락 인대 파열 부상으로 낙마했다. 웬델 맥키네스-르브라이언 내쉬를 영입한 kt는 지난 시즌을 최하위로 마쳤다.

kt는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비시즌 일정을 마쳤다. 오는 13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원정 개막전으로 2018-2019시즌을 시작한다. kt 서동철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농구에 적응하면 제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KBL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186㎝ 이하 단신과 2ｍ 이하 장신 선수로 구성돼야 한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