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등도 잔디상태 악화돼 난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9월 A매치(코스타리카·칠레)는 모두 만원사례였다. 바야흐로 ‘축구의 봄’이 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가 10월 우루과이와의 A매치 개최 장소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부산시가 아시아드주경기장의 잔디 훼손과 문화공연을 이유로 유치를 포기(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2면 보도)한 탓이다. 다른 축구전용구장은 연간 사용일정이 이미 잡힌 상태여서 A매치 개최가 쉽지 않은 상태다. 부산이 민폐를 끼친 셈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12일(우루과이)과 16일(파나마) A매치를 치른다. 우루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로 벤투호가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결하는 5개국 가운데 최강팀이다.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와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가 핵심 선수다.
FIFA 랭킹 69위인 파나마는 러시아월드컵 때 튀니지·잉글랜드·벨기에를 상대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벤투호로서는 축구 열기를 이어갈 기회다.
문제는 경기장 확보다. 우루과이전 개최 장소로 유력했던 아시아드주경기장은 잔디 상태가 나쁘다. 앞서 부산시와 부산축구협회는 칠레전을 유치했다가 싸이 콘서트로 잔디가 훼손된 사실이 밝혀져 개최권을 박탈당했다. 부산시는 또 우루과이전 개최 우선권을 받고도 같은 기간 아시아송페스티벌(10월 2~3일)을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기로 해 A매치 유치를 포기했다. 아시아송페스티벌이 열리면 그라운드 잔디 추가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부산 개최 무산의 불똥은 A매치로 튀었다. 축구전용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은 10월 A매치 기간에 전국체육대회가 열린다. 인천축구전용구장은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대전월드컵경기장 역시 부산처럼 콘서트 개최에 따른 잔디 상태 악화로 A매치를 열 수 없다. 제주월드컵경기장과 울산문수구장은 우루과이 대표팀의 항공 일정상 개최가 어렵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난달 11일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2경기가 열린 데다 폭염 여파로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 여기에 더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FC서울이 이달 16·26·30일 세 차례 K리그1(1부리그) 홈경기를 한다. 지금도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3차례 홈경기까지 치를 경우 우루과이전까지 잔디를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측은 지난해 8월 31일 열린 이란과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때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따가운 비판을 받은 경험이 있다. 축구협회 측은 “이번처럼 A매치 경기장을 확보하기 어려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프로 구단들이 홈구장으로 쓰는 종합운동장도 후보로 올려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