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1·은1·동2 … 종합 성적 28위
- 평창올림픽 이어 두 번째 결성
- 카누 용선 500m서 사상 첫 금
- 여자농구 은메달로 감동 마무리
- IOC 위원장 “새 평화 역사 썼다”
- 2020 도쿄올림픽 목표로
- 탁구 등 중심 단일팀 구성 논의
여자 농구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 중국에 석패한 지난 1일. 은메달을 목에 건 북측 센터 로숙영(186㎝)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한 달간 북과 남이 합쳐서 훈련했다. 하루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로숙영에게 우리나라 프로리그에서 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그는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한다고 섭섭지 마시고”라고 운을 떼더니 “통일이 되는 걸 원하십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통일이 되면 저도 그 팀(남쪽)에 가서 뛸 수 있고 그 팀 선수들도 저희 팀에서 뛸 수 있다. 하루빨리 통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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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메달을 차지한 여자 농구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이스토라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시상식에서 한반도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스포츠 남북 단일팀이 열매를 맺는 속도는 여느 남북 교류 분야 중에서 가장 빨랐다. 국제종합대회 사상 두 번째로 결성된 ‘코리아’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찬란한 성과를 냈다. 조정·카누(드래곤보트)와 여자농구에서 금 1·은 1·동메달 2개를 거둬들인 ‘코리아’는 통일의 밀알이자 희망을 심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물로 ‘판문점선언’을 발표했다. 체육 부문에선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공동입장과 ‘팀 코리아’ 구성이 포함됐다.
3개월이 지난 7월 29일. 북측 여자농구·조정·카누 선수단 34명(선수 26명)이 방남해 진천선수촌과 충주 국제조정경기장에서 남측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우리 측 감독 5명과 선수 33명을 합쳐 72명의 ‘코리아’가 구성됐다.
감동의 서막은 카누 용선이 열어젖혔다. 지난달 25일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200m 결선에서 코리아는 56초851로 동메달을 따냈다. 남북이 국제종합대회에서 합작한 첫 번째 메달이었다. 하루 지난 26일에는 카누 용선 500m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금메달이 나왔다. 파란색 한반도기가 게양되고 아리랑이 국가로 연주되는 역사의 한 페이지였다. 남자 용선 남북단일팀도 용선 1000m에서 동메달을 보탰다.
대미는 여자 농구가 장식했다. 만리장성에 막혀 금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어도 불과 한 달 남짓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땀으로 이뤄낸 결정체라는 점에서 코리아의 메달은 각별하다. 비록 남도 북도 아닌 ‘제3국’의 메달로 집계되나 한반도 분단의 역사를 잘 아는 세계는 오롯이 남북이 합쳐서 만든 메달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코리아는 종합 28위에 올랐다.
우리 정부는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위해’ 북측에 2020 도쿄올림픽 ‘원팀’ 구성도 제안했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탁구부터 적극적인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탁구는 199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결성했던 종목이다. 부산 출신인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은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코리아를 상상하면 벌써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자카르타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를 찾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남북 단일팀은 굉장한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세계의 평화를 이끄는 데도 기여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성공하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2일 아시안게임 폐회식의 남북 공동기수로는 탁구 선수인 남측 서효원(31)과 북측 최일(25)이 나섰다. 개회식 공동기수는 남측 농구 선수 임영희(38)와 북측 축구 선수 주경철(21)이었다.
자카르타=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