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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를 향해 쏴라] 차세대 ‘암벽여제’ 노리는 당찬 10대 소녀

스포츠 클라이밍 고정란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18-08-02 19:25:3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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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전국체전서 당당히 1위
- 이듬해 9월 유스대회서 금메달
- 이번 대회엔 스피드 릴레이 출전
- “대표 선발전까지가 운이었다면
- 이제 실력으로 좋은 결과낼 것”

스포츠 클라이밍을 향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레저 활동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하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엄연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도 ‘암벽 여제’ 김자인(29·올댓스포츠)을 선두로 많은 선수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 스포츠 클라이밍의 희망은 부산에서 자라고 있다. 처음으로 생긴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 자카르타로 향하는 고정란(19·한국해양대)이 주인공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스포츠 클라이밍 대표팀에 뽑힌 고정란이 부산의 한 훈련장에서 암벽을 오르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고정란은 지난 6월부터 태릉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전에도 월드컵 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 출전 경험은 많았지만 공식적으로 국가대표 훈련과 경기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대회가 열리는 자카르타도 무더워 요즘에는 현지 적응 차원에서 오전에도 훈련하고 있다. 너무 더워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실 그에게 국가대표는 먼 얘기였다. “지난해에는 대학 입시로 바빴던 데다 입학하고 나서야 조금씩 운동을 시작해서 정말 기대하지 않았어요. 지난 5월 선발전에 나갔는데 정말 운이 좋았죠. 지금은 실력으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진지하게 훈련 중입니다.”

고정란은 아시안게임 스포츠 클라이밍 여자 스피드 릴레이 종목에 출전한다. 팀은 3명으로 구성되는데, 첫 주자가 정해진 코스를 완등하고 종을 치면 다음 선수가 같은 방법으로 경기를 치러 합산한 기록으로 순위를 매긴다. 한국은 이 종목에 두 팀이 출전한다. 공교롭게도 2개 팀 6명의 대표 선수 중 부산 출신이 고정란을 포함해 3명이나 된다. 고정란은 “부산에서 운동할 때부터 알고 지내던 후배들이다. 아무래도 같은 지역 출신이라 더 친하게 지내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아서 좋다”고 웃었다.

중학생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한 고정란은 일찍부터 국내외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5년 전국체전 스포츠 클라이밍 스피드 1위에 올라 부산 선수단에 금메달을 안겼다. 이듬해 6월 선수권대회에서는 10초36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어 9월 아시아 유스 챔피언십에서는 스피드 부문에서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다. 주변의 기대가 높아진 탓에 부담도 컸지만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는 조금만 잘 안돼도 좌절하고 예민하게 반응했어요. 그런데 결국 스트레스를 받으면 힘든 건 저 자신이더라고요. 스스로 위로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죠.”

고정란은 외모 덕에 이미 인터넷과 SNS상에서 ‘스타’로 대접받는다. 하지만 그는 이런 호응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겉모습으로 유명해질 순 있지만 운동선수에게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지금 고정란의 눈에는 아시안게임만 보인다. “최근 일주일 동안 아시안게임 중국 대표팀과 합동 훈련을 했는데 생각보다 기록도 좋고 너무 잘하더라고요.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자극을 받는 계기가 됐어요.”

고정란은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오는 28일 잠시 귀국했다가 다음 달 3일 오스트리아로 다시 떠난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월드챔피언십 참가를 위해서다. “스포츠 클라이밍이 비인기 종목이라 설움이 많았어요. 이번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제가 잘해서 종목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요. 부산과 한국을 대표해 나가는 만큼 응원도 많이 해주세요.”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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