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선 감사 인사 봇물 터지고
- 식당선 ‘손흥민 갈빗살’ 등장도

“그라시아스 꼬레아!!”

한국이 독일을 꺾은 덕에 16강에 진출한 멕시코의 팬들이 패러디한 한국 선수들 사진이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골키퍼 조현우의 얼굴을 예수와 합성한 사진. SNS 캡처

멕시코의 애정 공세가 뜨겁다. 태극전사들이 28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최종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은 덕이다.

멕시코는 같은 시간 스웨덴에 0-3으로 패하고도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우리나라가 패했다면 멕시코 역시 16강에서 탈락할 신세였다. 1994 미국월드컵부터 7회 연속 16강에 오른 멕시코 축구팬들이 끊임없이 ‘꼬레아’를 외치는 이유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폴랑코에 있는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는 이날 경기 직후 수백 명의 멕시코 응원단이 몰려왔다. 두 나라의 국기를 든 그들은 “totdo somoso corea(우리 모두는 한국인)” “corea hermano ya eres mexicano(한국 형제들,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라고 외쳤다. 한때 대사관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응원단이 늘어나자 경찰차가 대사관 주변에 집결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멕시코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주재원들의 휴대전화에도 불이 났다. 이들에게는 ‘Gracias(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쇄도했다. 일부 식당에는 ‘서울 수프’ ‘손흥민 갈빗살’처럼 한국 축구팀에 대한 감사 메뉴가 등장하기도 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한 법인장은 “고객사들이 ‘우리 물건을 더 주문하겠다’는 말을 건넸다”면서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멕시코 국기 중앙에 손흥민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SNS에는 한국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각종 패러디물이 넘쳐났다. 멕시코의 상징인 소칼로 광장의 멕시코 국기를 태극기로 바꾸거나 멕시코 국기 중앙에 손흥민의 얼굴을 집어넣은 사진까지 등장했다. 멕시코 최대 방송사인 텔레비사의 유명 앵커 로페스 도리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레포르마의 천사 탑으로 가지 말고 한국대사관으로 가라”는 트위터를 남기기도 했다. 반면 일부 멕시코 누리꾼들은 동양인 인종차별 제스처인 손으로 눈을 찢는 동작을 취해 또 다른 논란을 빚었다.

정부 차원의 감사 표현도 이어졌다. 멕시코 연방정부 외교차관 카를로스 데 이카사는 루이스 비데가라이 외교장관을 대신해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김 대사는 “대한민국 국민은 멕시코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