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스웨덴을 상대한다. 안 그래도 버거운 스웨덴전에서 ‘붉은 악마들’은 세계적인 공격수의 몸놀림에 가슴을 쓸어내릴 뻔했다. 스웨덴 외스테르순드에서 뛰는 공격수 사만 고도스(25)가 이란이 아니라 스웨덴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웨덴과 이란의 이중국적자이다.
고도스는 2018시즌 스웨덴 정규리그의 최고 스타 선수로 떠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2분 만에 2개의 도움을 올렸다. 당시 아스널 지휘봉을 잡고 있던 아르센 웽거 감독도 그를 칭찬했다. 고도스는 지난해 1월 열린 스웨덴과 코트디부아르·슬로바키아와의 친선경기에 투입되는 영광도 누렸다. 슬로바키아전에선 득점까지 기록했다.
고도스가 스웨덴의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못하자 이란축구협회가 그를 영입하려고 움직였다. 고도스의 부모는 이란 출신 이민자다. 고도스가 친선전에만 출전했고 정식 A매치를 뛰지 않았기 때문에 국적을 한 번 더 선택할 수 있었다.
결국 이란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고도스는 조별리그 B조에서 포르투갈·스페인을 상대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중국적자가 성인·연령별 대표팀의 공식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면 새 국적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 새로 국적을 선택한 나라에서 ‘5년 이상 계속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고도스 외에도 국적을 바꾸거나 제2 국적을 선택해 월드컵 무대를 밟는 선수가 많다. 한국과 조별예선 3차전에서 맞붙는 독일의 메주트 외칠(30·아스널)과 일카이 귄도간(28·맨체스터 시티)은 터키계 독일인이다.
특히 아프리카 대표팀에는 이중국적 선수 비중이 높다. 어린 시절 유럽으로 이민을 갔거나 축구 유학을 하러 갔다가 모국의 국가대표로 돌아온 경우다.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국가 중 B조에 속한 모로코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태생의 수비수 메흐디 베나티아(31·유벤투스)와 네덜란드 연령별 대표 출신 미드필더 하킴 지에크(25·아약스) 등이 주전으로 꼽힌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