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김진수 등 핵심자원 부상
- 사실상 4백 전술 소화 불가능
- 수비수만 3명 이상 추가 발탁
- 신 감독 “3백도 함께 시험할 것”

역시 신태용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수비였다.

14일 발표된 국가대표팀 명단 28명 중 수비수가 12명이나 포함됐다. 최종엔트리(23명)에 수비수가 8, 9명 포함되는 점을 고려하면 3명 이상을 추가로 뽑은 셈이다. 바꿔 말하면 러시아월드컵을 한 달 앞둔 지금도 확실한 주전 수비라인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수비 조직력을 강조하던 신 감독이 새 얼굴을 발탁한 이유는 ‘전북 포백 라인’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그동안 K리그 최강팀인 전북의 포백 라인인 김진수-김민재-홍정호-최철순(이용)을 중용했다. 4-4-2 전술의 핵심이었다.

부상이 신 감독의 발목을 잡았다. 중앙 수비수 김민재는 정강이뼈 골절로 일찌감치 낙마했다. 왼쪽 풀백 김진수도 무릎 부상에서 회복하는 상황이어서 러시아행이 불투명하다. 홍정호와 최철순은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다. 전북 소속은 사실상 이용만 남은 상태다.

핵심 자원 이탈로 신 감독은 ‘플랜 A’이던 4-4-2 전술 대신 ‘플랜 B’를 가동해야 할 처지다. 4-4-2 전술의 경우 좌우 풀백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김진수를 대체할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포백 전술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신 감독 역시 “센터백 6명을 선발한 것은 스리백과 포백을 동시에 가동하기 위해서”라면서 “여러 시험을 거쳐 최종 엔트리 23명을 뽑아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 대 1 능력이 강한 선수들이 조직력까지 갖춰지면 최고의 팀이 될 수 있지만 우리는 일 대 일 능력이 떨어진다. 결국 조직력이 생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랜A가 바뀔 수도 있다”며 예상치 못한 문선민과 이승우 발탁 배경도 여기에 있음을 시사했다.

신 감독은 “4-4-2 전술에서 두 선수를 뽑으면 포지션이 겹쳐보일 수 있지만 포메이션을 바꾸면 활용도도 달라질 수 있다”며 “플랜A가 B로도 갈 수가 있고 B가 A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 말미에 ‘통쾌한 반란’의 각오를 밝힌 신 감독은 “따뜻한 응원과 격려 한마디 한마디에 선수들이 힘을 얻을 수 있다”며 “관심을 더 많이 갖고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