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게임 탓 조기개막 했는데
- 겨울까지 리그 길어질 가능성도

긴 연패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타던 거인이 날씨에 발목이 잡혔다. 비와 미세먼지 때문에 주말 2경기를 포함해 벌써 3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미세먼지 공습이 계속돼 일정이 미뤄지면 ‘겨울 야구’를 그만큼 길게 할 수밖에 없다. 올해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기간에 정규리그도 중단(8월 16일~9월 3일) 된다.

롯데 자이언츠 주장 이대호(오른쪽)가 15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8 프로야구 KIA전이 미세먼지로 취소되자 김기태 KIA 감독과 악수를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1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8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전이 미세먼지 때문에 취소됐다.

이날 오후 1시 광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422㎍/㎥에 달해 경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 경보는 대기 중 입자 크기 10㎛ 이하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300㎍/㎥ 이상 2시간 지속할 때 발령한다.

김용희 경기감독관은 20분 넘게 기상 상태를 지켜보다가 결국 오후 2시28분 최종 취소 결정을 했다. KBO 규정 제27조에는 ‘강풍·폭염·안개나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을 경우 경기 운영위원이 기상청에 확인해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14일 광주 KIA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2경기 연속 맞대결이 무산된 것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벌써 3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지난 13일 8-4로 역전승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게 아쉽다”고 입맛을 다셨다. 지난 5일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한화전도 비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지난 6일에는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잠실(NC-두산) 수원(한화-kt) 인천(삼성-SK) 경기가 취소됐다.

경기 취소가 늘어나면서 10개 구단 모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전망이다. 이날까지 예정된 20경기를 모두 소화한 팀은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넥센 히어로즈뿐이다. 롯데와 KIA는 가장 적은 17경기를 치렀다. 앞으로도 미세먼지에 따른 경기 취소가 잦아질 전망이다. 오는 6월 중순부터는 장마도 시작된다.

야구팬들은 “모호한 취소 기준도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 6일 광주와 부산에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으나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렸다. 경기 취소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관중이 야구장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헛걸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KBO가 편성한 정규시즌 일정은 오는 9월 30일 까지다. 취소된 경기는 재편성돼 10월에 열린다. 포스트시즌 일정까지 소화하려면 추위가 시작되는 11월에도 경기를 치러야 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NC는 이날 인천 SK전에서 2-3으로 패해 9연패에 빠졌다. 9연패는 창단 원년이었던 2013년 4월 16∼28일에 기록한 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이다. 시즌 전적은 8승 11패로 승패 마진이 어느새 마이너스(-) 3으로 늘어났다. 이날 SK 선발 김광현은 6과2/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3승(1패)째를 수확했다. NC는 여러 차례 기회를 잡고도 병살타 2개와 도루 실패 2개로 자멸했다.

두산은 고척돔에서 넥센을 3-2로 눌렀다. 두산 선발 후랭코프는 6회까지 넥센 타선을 1안타 볼넷 4개 무실점으로 꽁꽁 묶어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한화는 삼성을 7-4로 물리쳤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