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사고로 두 다리 잃어
- 6일동안 5종목서 54.2㎞ 주파
- 크로스컨트리 15㎞서 동메달
- “메달 힘들어도 포기없이 도전”
마라톤 코스보다 12㎞나 긴 54.2㎞.하지절단 장애인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신의현(37·창성건설)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달린 거리다. 발이 아니라 오롯이 두 팔로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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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노르딕 스키의 간판 신의현이 16일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15㎞ 좌식 경기에서 설원을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바이애슬론 남자 15㎞ 좌식 경기가 열린 16일 평창동계패럴림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도 그랬다. 신의현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이를 악물고 달렸다. 설원을 헤치며 49분 동안 역주를 펼쳤다. 최종 순위는 5위. 사격 20발 가운데 3발을 실수한 탓이 컸다.
노르딕 스키는 ‘동계스포츠의 마라톤’이다. 스키를 타고 평지는 물론 오르막·내리막 코스를 달려야 해 체력 소모가 극심하다. 특히 하지 절단 장애 선수들은 하지를 썰매처럼 생긴 특수 스키에 단단히 동여매고 두 팔과 허리의 힘으로만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패럴림픽 무대에서도 완주를 못 하는 선수가 상당수다.
신의현은 육체의 고통을 딛고 매 경기 온 힘을 쏟아냈다. 지난 10일 바이애슬론 7.5㎞에서 5위에 오르더니 이튿날 크로스컨트리 15㎞에 나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3일 바이애슬론 12.5㎞(5위)에 이어 14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1.1㎞ 스프린트에서 6위를 기록했다. 첫날 어머니 이회갑(69) 씨 앞에서 메달을 못 따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던 그는 다시 웃음을 되찾고 스키 밴드를 동여맸다.
신의현을 일으켜 세운 건 가족들이었다.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아버지 신만균 씨와 어머니 이 씨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아내 김희선 씨와 딸(은겸)·아들(병철)은 연일 추운 경기장에 나와 “신의현”을 외쳤다.
신의현은 그동안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6위권 이내의 성적을 올렸다. 신의현의 소속팀 창성건설 대표인 배동현 선수단장은 “신의현에게 체력 안배를 위해 메달 획득이 힘든 몇몇 경기는 포기하자고 권했는데 듣지 않더라. 이미 신의현은 우리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의 밤 농사를 도와주던 신의현은 대학교 졸업을 앞둔 2006년 2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3년간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던 그는 “다리가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어머니의 설득에 휠체어농구와 노르딕 스키를 배우며 희망을 발견했다.
신의현은 17일 크로스컨트리 7.5㎞ 좌식 경기에 이어 18일 혼성계주에도 출전한다. 7개 종목의 주행거리를 모두 더하면 약 63㎞이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