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연장전 18홀’ 전통을 유지하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US오픈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부터 US오픈 연장전을 종전 18홀에서 2홀 합산 방식으로 바꾼다고 27일 밝혔다. 2개 홀 합산에도 승부가 가려지지 않으면 1개 홀 서든데스로 우승자를 결정한다.

USGA가 ‘전통’을 버린 이유는 선수나 팬 모두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18홀 연장전은 월요일에 따로 치러야 한다. 최종 라운드를 찾은 갤러리는 우승자의 세리머니를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한다. 월요일에 치르는 18홀 연장전은 TV 시청률도 높게 나오기 어렵다.

선수도 피곤하다. 나흘 동안 72홀의 격전을 치르고 다시 18홀을 더 돌아야 하는 게 달가울 리 없다. 골프장을 하루 더 빌리는 비용과 인건비도 만만찮다.

US오픈 연장전은 원래 36홀이었다가 18홀로 줄었다. 1931년 우승자 빌리 버크는 36홀 연장전에서 조지 엘름을 따돌리지 못해 36홀 연장전을 더 벌여 1타차로 이긴 적이 있다.

가장 최근 18홀 연장전이 열린 건 2008년이었다. 당시 타이거 우즈(미국)는 무릎 골절을 숨기고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 18홀 연장전에 이어 서든데스까지 벌여 우승했다.

앞서 메이저대회인 디오픈은 1986년부터 18홀 연장전을 폐지하고 4개 홀 합산으로 바꿨다.

PGA챔피언십은 3개 홀 합산을 시행한다. 마스터스는 서든데스 연장전을 치른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