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선수 12명 버스타고 귀환
- “냉면 먹으러 평양와요” 작별인사
- 머리 감독 “3주간 특별한 경험”
- 선수들 손편지 교환하고 포옹도
26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슬픔에 잠겼다. 35명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서로 부둥켜안고 쉽게 떨어질 줄 몰랐다. 북한 선수 12명이 탄 버스가 출발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우리 선수도 여럿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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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이 26일 강릉선수촌에서 우리 선수들과 눈물의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북한 선수단이 지난달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도착하면서 첫걸음을 내디딘 ‘코리아팀’이 이날 작별했다. 강릉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의 출발 예정 시간은 오전 7시30분이었다. 원래 예정돼 있던 오전 5시30분에서 2시간 늦춰진 사실을 몰랐던 일부 선수들은 새벽부터 강릉선수촌 출입구로 하나 둘 나왔다. 한수진·조수지부터 최지연· 김희원까지 마중 나온 선수가 10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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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러 머리 총감독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 |
오전 7시30분에 맞춰 새러 머리 단일팀 총감독과 김도윤·레베카 베이커 코치도 모습을 드러냈다. 7시45분께 원길우 북한 선수단장을 선두로 붉은색 코트에 털모자를 쓴 북한 선수들이 웰컴 센터에 등장했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13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렴대옥-김주식이 앞에 섰다. 그 뒤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뒤따랐다.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정이 듬뿍 든 남북 선수들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포옹하고 격려했다.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사이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북한 박철호 감독도 머리 감독과 포옹했다.
머리 감독은 “3주 정도밖에 안 지냈는데도 이런 슬픈 감정이 든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원 단장은 버스에 오르기 전 “자, 안녕히들 계십시오”라며 손을 흔들었다. 북한 선수들이 눈물을 닦아내며 버스에 올라타자 한국 선수들도 버스 창가까지 따라 나와 손을 흔들며 이별을 야속해 했다.
한국 선수들이 “언니, 그만 울어요. 안 울기로 했잖아”라고 하자 북한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북한 선수가 버스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자 그쪽으로 한국 선수들이 달려가 손을 맞잡았다.
최지연은 “다들 정이 많이 들었다. 아프지 말고 꼭 다시 보자고 말했다. 앞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북측 선수 12명에게 한 명씩 손편지를 써서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선물했다”며 “북측 선수들은 ‘평양냉면 먹으러 꼭 평양으로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북한 쇼트트랙 윤철 감독은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한국 취재진의 인사에 말없이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악수하기도 했다. 훈련 첫날 넘어져 강릉아산병원에서 발목 치료를 받았던 북한 쇼트트랙 최은성은 다소 밝은 표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