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컬링 대표팀. 연합뉴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사상 첫 4강 진출의 신화를 썼다. 의성 출신의 마늘 소녀들이 일을 낸 거다.

20일 우리 여자 컬링팀은 미국을 잡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우리 팀은 김초희가 리드, 김선영이 세컨드, 김경애가 서드, 김은정이 스킵으로 출전했다.

미국이 1, 3엔드, 한국이 2, 4엔드를 가져가며 초반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미국이 1엔드 2점을 내자 한국은 2엔드에 1-2로 따라 붙었다. 한국은 3엔드를 1실점으로 막고 4엔드 다시 2-3으로 추격했다.

2-3으로 뒤진 5엔드, 스킵 김은정이 샷을 통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은정은 마지막 스톤으로 기가 막힌 더블 테이크아웃을 성공시켰다.

김은정은 먼저 하우스 외곽에 위치한 미국의 스톤을 내보내면서 한국 스톤은 안으로 꺾였다. 미국의 1번 스톤은 한국 스톤 뒤에 숨어 있었다. 김은정이 굴린 스톤이 꺾여 들어오며 우리 스톤을 때렸고 그 스톤이 다시 미국 스톤을 쳐 밖으로 밀어냈다. 순식간에 한국 스톤만 4개가 남게 됐다. 한국은 단숨에 6-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7-4로 앞선 8엔드에 2점을 주면서 바짝 쫓겼으나 9엔드 그대로 2점을 달아났다. 김은정이 8번째 스톤을 절묘하게 위치시켰다. 미국이 세워 둔 가드 사이를 스치듯 빠져 나갔다. 좌측에 위치한 미국 스톤을 밀어내면서 가운데로 진입, 2점을 벌었다.

우리 팀은 10엔드에서 최소 3점이 필요한 미국을 상대로 수비에 치중했다. 미국은 가드를 세웠지만 한국이 계속해서 제거했다. 미국은 대량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김은정이 8번째 샷으로 미국 스톤 하나를 제거,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컬링팀은 미국을 9대 6으로 꺾어 6승 1패로 ‘조 1위’를 확정했다.

4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확보한 셈이다.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해도 최소 4위다. 남은 건 준결승, 결승 대진을 위한 순위 결정뿐이다.

앞서 우리 여자 대표팀은 2006년과 2010년 올림픽을 2연패 한 강팀 스웨덴을 제압했다.

스웨덴은 이번 대회 들어서도 다섯 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한국에 일격을 당했다.

현재 여자 대표팀은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도 반납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마늘 소녀’라 불리는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평창올림픽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