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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선택한 평창…“너무 추워 리허설 내용 기억도 안나”

평창 모의 개회식 추위실감

  • 국제신문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18-02-04 1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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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 후 철거되는 올림픽플라자
- 비용 절감 위해 지붕 없이 설계
- 방풍막·대형히터 등 설치했지만
- 체감온도 영하 22도까지 떨어져
- 칼바람에 개막식 ‘방한’ 비상

“영하 22도의 칼바람에 동상 걸릴 뻔했다.” “비용을 아끼려면 잠깐의 추위는 견뎌야 한다.”
   
지난 3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플라자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회식이 열렸다. 3만여 명의 관람객이 추위에 떨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회식이 열린 올림픽플라자. 오후 8시를 넘어서면서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내려갔다. 

강풍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2도를 찍었다. 예상대로 “너무 추워서 뭘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얼어 죽을 뻔했다”는 원성이 자자했다.

오각형 모양의 올림픽플라자는 지붕이 없다. 정부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대관령 칼바람’을 알면서도 개방형 건축을 택했다.

이는 비용 때문이다. 러시아는 2014 소치올림픽 경기장에 54조 원을 투입했다가 빚더미에 올랐다. 개·폐회식이 열린 피시트 스타디움은 지난 4년간 방치되다가 다행히 2018 러시아월드컵 경기장으로 활용된다.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활용 중인 볼쇼이 아이스돔(1만2000석)은 지금까지 만원 관중이 딱 한 차례였다. 그것도 세계적인 그룹 보니엠(Boney M)의 공연 때였다고 한다. 컬링 경기장인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는 코미디 쇼가 열린다. 스키점프 타워는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리우올림픽 개·폐막식이 열린 마라카낭 경기장이나 9억 달러가 투입된 브라질월드컵 마네 가힌샤 경기장도 폐허 상태다. DPA통신은 “러시아는 가장 비싼 올림픽을 개최했다. 평창이 ‘겸손한’ 준비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논평했다.

실제로 올림픽플라자 건설 비용은 940억 원대로 ‘저렴’하다. 평창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만 하고 철거된다. 가변석과 가설건축물은 해체돼 올림픽 기념관·훈련장에 활용될 예정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평창이 냉정하지만 실용적인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비용을 아끼려다 보니 개·폐회식 때 추위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모의 개회식을 지켜본 관람객들은 이불을 뒤집어쓴 채 3시간 넘게 떨어야 했다. 철저한 보안검색으로 개회식장 입장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돼 관람객들은 오랜 시간 야외에서 고통을 겪었다.

모의 개회식이 끝나기 전에 미리 빠져나온 50대 여성은 “너무 추워서 발에 감각이 없다. 개회식 내용은 잘 기억도 안 난다”고 했다. 김모(54·경기도 고양) 씨는 “보안을 철저히 하는 것도 좋지만 1시간 이상 밖에 서 있게 하는 것은 고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올림픽플라자를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방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평창올림픽조직위도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에 방풍막을 설치하고 난방 쉼터(18개소)와 관람객용 대형 히터(40개)를 설치했다. 

30대 부부 관람객은 “개회식 자체는 화려하고 장엄한 느낌이 들었다”며 “세금 절감을 위해 올림픽플라자를 설계한 건 충분히 이해한다. 입장 때 검색 시간을 줄이고 추위 대책에 조금 더 신경 쓰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50대 부부는 “평창의 모든 것이 얼었다. 실제 개회식 때 추위를 견디려면 개인 차원에서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중간중간 만들어 놓은 난방 텐트도 잘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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