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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내일은 스타] ‘우생순’의 감동, 제 왼손으로 이을게요

女핸드볼 유망주 백양고 정지인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17-12-25 19:20:47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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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180㎝·긴 팔 중거리슛 강점
- 대표팀 선발돼 성인무대도 경험

- “류은희 언니처럼 되는 게 꿈”

핸드볼은 여전히 ‘한데볼’이다. 올림픽 때만 관심이 ‘반짝’한다. 선수가 부족해 정규 엔트리(7명)를 채우기 어려운 팀도 상당수다.
한국 여자 핸드볼의 기대주인 부산 백양고 정지인이 25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그래도 누군가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꿈꾼다. 올해 국가대표에 선발된 부산 백양고 2학년 정지인(17)이 그렇다. 180㎝의 큰 키와 유난히 긴 팔을 이용해 쏘는 중거리포가 그의 주 무기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왼손 선수 계보를 이을 대형 재목으로 꼽힌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정지인을 만났다. 올해는 정지인에게 최고의 해였다.

그는 지난 8월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7연패를 이끌었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성인 대표팀에도 선발돼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정지인은 25일 “16강전에서 세계 2위 러시아에 한 점 차로 분패해 눈물이 났다. 그래도 세계 핸드볼의 흐름과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운 건 성과”라면서 “강 감독님도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살을 더 찌우고 더 빠르게 움직이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정지인은 재송초등학교 4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했다. 2014년 인지중학교에 태백산기대회 우승컵을 안기며 주목받았다. “태백산기 이전까지는 1승도 못했어요. ‘한 번만 이기자’고 기도했는데 계속 이겼습니다. 우승이 확정되고선 울었던 기억밖에 안 나요.”

이화욱 백양고 핸드볼팀 코치는 정지인을 “없어서는 안 될 산소 같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이 코치는 “큰 키와 긴 팔다리를 이용해 던지는 중거리슛은 이미 초고교급”이라며 “고등부 대회에서는 견제를 너무 심하게 받아 울면서 뛴 적도 있다”고 안쓰러워했다.

당장 백양고는 내년 팀 사정이 어렵다. 내년에 5명이 졸업하는데 입학은 1명뿐이기 때문이다. 자체 연습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규대회에는 일반 학생을 엔트리에 넣어 나가야 할 정도다. 정지인도 “핸드볼 선수가 너무 적어 아쉽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지인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라이트 류은희(27·부산시설공단)를 닮고 싶어 한다. 외국 선수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힘과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가 부럽다고.

밝게 웃던 정지인도 가족 이야기를 하자 이내 눈시울이 빨개진다. 어린 시절부터 조부모와 함께 생활한 그에게 가족은 가장 힘이 되는 존재다. “훈련 끝나고 집에 가면 주무시고 계세요. 아침에도 학교에 일찍 와야 해 얼굴을 잘 못 봐요. 그래도 지금도 제가 해달라는 건 다 해주십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제가 더 잘 되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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