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점 4점… 대회 2연패 불씨 살려
- 16일 일본과 우승 놓고 격돌

자책골 때문에 이겼다. 쑥스러운 승리였다. 손흥민(25·토트넘)이 빠진 대한민국의 발톱은 무뎠다. 수비도 여전히 불안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불과 6개월 앞둔 신태용호가 약체 중국에 이어 북한을 상대로도 무기력한 플레이를 하며 숙제만 잔뜩 확인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진수가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북한과의 경기에서 발을 뻗어 공을 잡으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북한과의 2차전에서 후반 19분 북한 리영철의 자책골에 편승해 1-0으로 이겼다.

옛 동아시안컵까지 포함해 E-1컵에서 북한에 처음 거둔 승리다. 앞서 한국은 북한과 3차례 맞붙어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A매치 상대 전적에서도 북한에 7승 8무 1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승점 4점을 쌓은 한국은 오는 16일 오후 일본과의 3차전에서 이기면 2연패를 달성한다. 반면 북한은 일본전에 이어 두 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한국의 경기 내용은 답답했다. 중국전에서 2-2로 비긴 한국은 이날 중국전 선발 11명 가운데 6명을 바꾸는 파격적인 전술로 나섰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A매치 데뷔한 진성욱을 깜짝 선발로 내세우고 3-4-3 전형의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북한은 두껍게 수비벽을 쌓고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북한은 경기 초반부터 골키퍼와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하고 미드필더 5명과 수비수 4명을 두 줄로 세워 한국의 공세를 차단했다. 결국 양 팀은 전반을 소득 없이 마쳤다.

이날 결승골은 우연찮게 만들어졌다. 후반 19분 김민우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진성욱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북한 수비수 리영철이 따내려고 발을 뻗었다. 이때 공은 리영철의 허벅지 쪽을 맞고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리드를 잡은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과 이명주를 교체 투입하면서 추가 골을 노렸다. 그러나 사실상 ‘월드컵 멤버’로 꾸려진 수비진은 지난 중국전에서 2골을 허용한 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북한에 자주 역습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집중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문제점도 또다시 노출했다.

대표팀으로서는 그나마 공격수 진성욱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을 위안으로 삼을만 했다.진성욱은 김신욱을 대신해 선발 출장해 날카로운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남북대결에 이어 열린 일본과 중국의 경기에서는 일본이 2-1로 승리해 2연승을 달렸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