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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플러스] 밀리면 죽는다…이건 전쟁이니까

한국판 슈퍼볼 ‘김치볼’ 결승서 동의대, 바이킹스 꺾고 정상에

  • 국제신문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17-12-03 19:39:39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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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돌적인 지역 기질 영향으로
- 부산팀, 23번 중 절반이상 우승

“뭉개 버려야 합니다.”

살벌했다. 우렁찬 기합으로 상대의 기를 누르려는 신경전도 만만찮았다. 심판의 호각 소리가 묻힐 정도로 둔탁한 파열음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만큼 컸다. 3일 미식축구 팀인 동의대 터틀파이터스와 서울 바이킹스 선수들이 부산대 운동장에서 격돌한 제23회 김치볼 현장이다.
3일 오후 부산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23회 김치볼 결승전에서 동의대 터틀파이터스(왼쪽)와 서울 바이킹스 선수들이 치열한 몸싸움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미식축구는 ‘전쟁의 축소판’ 같은 느낌을 주는 스포츠다. 선수들이 벤치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거나 상대 수비를 뚫기 위해 직접 몸을 부딪치는 장면은 보병의 돌격전과 다를 바 없다. 쿼터백의 패스를 받기 위해 뛰는 와이드 리시버는 일종의 특공대다.

선수들도 경기 내내 긴장과 흥분의 연속이다. 동의대 리시버 김상진(레저스포츠학과 4)은 “접전 상황에서는 내 몸이 부서져도 좋다는 생각으로 상대에게 달려든다”고 했다.

김치볼은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본떠 1995년부터 시작됐다. 전국 대학리그와 사회인리그 우승팀이 맞붙어 전국 최고를 가리는 경기다. 대학리그 타이거볼 4연패에 성공한 동의대와 사회인리그 광개토볼 통산 5회 우승에 빛나는 바이킹스는 이날도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새벽부터 부산행 버스를 타고 도착한 바이킹스의 남기호 주장은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하며 팀워크를 다졌다”며 “훈련량은 엘리트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각 장애를 가진 동의대 러닝백 김승혁(도시공학과 3)은 “달리기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부산은 미식축구에 강하다. 그동안 부산지역 대학팀이 들어 올린 프레지던츠 헬멧(김치볼 우승컵)이 8번이나 된다. 동의대를 비롯해 부산대 이글스와 동아대 레오파드도 명문 팀으로 꼽힌다. 사회인리그에서도 부산 그리폰즈가 2006년부터 2연패를 차지했다. 총 23회 김치볼 가운데 부산 연고 팀이 12차례나 우승한 것이다.

동의대와 맞붙은 바이킹스 박정일 감독도 동아대 졸업생(OB)일 만큼 부산은 한국 미식축구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동의대 김용희 감독은 “부산 출신 선수들은 저돌적이다. 미식축구 종목에 딱 맞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동의대가 연장 접전 끝에 21-14로 승리해 김치볼 2연패에 성공했다. 역대 김치볼 사상 첫 연장전이 벌어질 정도로 이날 승부는 접전이었다. 경기 초반은 바이킹스의 기세가 높았다. 리시버 허성환과 러닝백 박진성이 연이어 터치다운에 성공하며 2쿼터 중반까지 14-0 리드를 잡았다.
동의대는 상대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고전하다가 전반 막판에서야 추격에 성공했다. 리시버 임신훈이 처음으로 상대 진영에 공을 꽂았고 보너스 킥까지 성공시키며 7점을 따라붙었다. 4쿼터에서는 쿼터백 강준혁이 과감한 돌파로 터치다운에 성공해 14-14 균형을 맞췄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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