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시상식에 선 손아섭 선수. 연합뉴스 사진

롯데의 강민호 잡기가 헛손질로 끝나면서 남은 대어인 손아섭 잡기에 이 구단의 올해 FA(자유계약선수시장)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1일 FA로 풀린 포수 강민호에게 4년 총액 80억 원을 제시했으나 재계약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삼성은 강민호와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 총액 40억 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발표했다.

2004년 롯데 입단 후 13년 동안 롯데의 대표선수로 활약했던 강민호가 파격적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이로써 올 시즌 후반기 돌풍을 일으키며 3위로 가을야구를 마친 롯데는 전력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비상사태가 됐다.

비시즌 롯데는 FA로 풀린 간판선수 손아섭과 강민호 잡기를 최우선 과제로 뒀다. 황재균 영입설이 돌기도 했지만 팬들의 바람과 구단의 사정은 달랐다. 구단 내부에서는 일찌감치 조건이 맞지 않아 황재균 영입전에서 손을 놓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손아섭과 강민호를 모두 잡아 확실하게 전력누수를 막는데 중점을 뒀다. 그런 차에 이번에 롯데가 집토끼 한 마리를 잡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롯데는 FA를 선언한 손아섭 선수 잡기에 올인하는 수밖에 없다. 조건을 높이더라도 일단 손 선수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게 구단과 팬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현재 메이저리그의 일부 구단에서 손 선수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신분 조회 등의 과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손 선수도 메이저리그 진출에 적극작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게 야구계의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더 스코어’는 손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이 매체는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하며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을 차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제4의 외야수’란 표현으로 기대 만큼 대우를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했다. 이어 이 매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제4의 외야수로 기회를 줄만한 손아섭에게 큰 투자를 하는데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 매체는 “손아섭이 올해 롯데에서 타율 .335, 출루율 .420, 장타율 .514에 20홈런 80타점을 기록했으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OPS .929를 찍었다”고 손아섭의 기록을 나열했다.

그러면서도 이 매체는 손아섭을 한화와의 계약이 종료된 윌린 로사리오, 일본프로야구 출신인 히라노 요시히사, 와쿠이 히데아키, 마일스 미콜라스를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주목할 만한 해외 선수로 꼽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 야구계 관계자는 “손아섭이 마이너 계약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미국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손아섭의 주가가 오른 것은 확실하다. 손아섭을 원하는 국내 다른 구단의 제안도 있을 수 있다. 결국 롯데는 손아섭에게 섭섭지 않은 대우를 해줘 그를 잡는데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관측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