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지역 팬들에게는 축제입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하고, 팬들이 즐거울 수 있도록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습니다.”

매 경기 치열한 승부를 펼쳐야 하는 포스트시즌이지만 시리즈를 앞둔 양 팀 선수들은 모두 ‘축제’라고 이야기했다. ‘낙동강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처음으로 맞붙은 2017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1, 2차전이 진행된 부산 사직야구장에는 이틀간 축제 분위기가 넘쳐났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2017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리는 사직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9일 오전부터 사직야구장 광장을 가득 메운 양 팀 팬들은 장외부터 치열한 응원전을 벌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열기는 더 끓어 올랐다.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은 붉은색 응원 막대를 쉴 새 없이 흔들었고, 경기 후반에는 응원 봉투를 뒤집어쓴 채 목소리를 높였다. 3루 측 NC 응원석은 하늘색으로 물들어 대비를 이뤘다. 한쪽에서 “안타”를 외치면 한쪽에서는 “삼진”을 외쳤고 결과가 나올 때마다 탄식과 환호가 뒤섞였다.

양 구단도 대형 깃발과 통천을 동원해 분위기를 띄웠다. 1루 관중석 한가운데에는 1984년 당시 혼자 4승을 거두며 팀의 첫 우승을 이끈 주역 최동원이 말한 ‘마 함 해보입시다!’라고 적힌 리프트를 세워 분위기를 띄웠고, 1루 방면 외야에서는 공수 교대 때마다 대형 롯데 깃발을 흔들었다. 롯데 관계자는 “모든 관중석을 동백 색으로 물들여 우승을 향한 강한 염원을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PO 1차전에서 만원을 이뤘던 사직야구장은 이날 연속 매진은 달성하지 못했다. 경기를 앞두고 1400여 장의 예매취소분이 발생해 현장 판매까지 이뤄졌지만, 2만6000명 정원에 조금 모자란 2만5169명이 입장했다. 전날 연장 접전 끝에 무기력한 패배를 보인 홈팀에게 경기 중 그라운드를 향해 플라스틱 소주병이 날아들고 다음 경기는 팬들이 외면하는 상황까지 이어졌지만, 롯데는 2차전 승리로 포스트시즌 3연패에서 벗어나며 반등에 성공했다.

축제 속에서도 치열한 승부로 1승씩을 나누어 가진 두 팀은 각각 절반의 확률에 도전한다. 2005년 처음으로 시행돼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10차례의 5전 3승제 준PO에서 2차전까지 1승 1패를 기록한 경우는 4차례다. 이 중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경우가 두 차례고, 패배 팀이 승부를 뒤집은 경우가 두 번이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두 팀은 하루 휴식을 취한 후 11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3차전을 치른다. 3차전 승부가 중요해진 만큼 양 팀도 승부수를 띄운다. 롯데는 베테랑 송승준을, NC는 제프 맨쉽을 선발로 예고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쉽지 않은 1-0 경기를 잘 넘겼다. 3차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