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선 부활보다 국내유턴 점쳐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즌이 막바지로 향해 가는 가운데, 한국인 선수들의 시련이 길어지며 국내 복귀 가능성이 피어오른다.

황재균(왼쪽), 김현수

지난해 역대 최다인 8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활약했지만, 올 시즌에는 현재 1군 로스터에서 꾸준하게 출전하는 경우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추 트레인’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정도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직행한 선수로 범위를 좁히면 오는 2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선발 등판이 예고된 류현진이 유일하다. 트레이드로 전환점을 맞았지만 부진이 계속되는 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극적인 데뷔에도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까지 모습을 보기 힘든 상황이다. 현지 매체들도 MLB에서 이들의 부활보다 국내 유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필라델피아 구단을 담당하는 ESPN 지역 라디오 채널의 프랭크 클로제 기자는 지난 14일(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김현수를 왜 계속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를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1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자신의 주 포지션인 좌익수가 아닌 우익수로 나선 김현수는 2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트레이드로 새롭게 맞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이날까지 12경기에서 타율 0.115(26타수 3안타)에 머무른다.

이번 시즌 한 번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한 박병호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지난 12일 지역 언론 ‘미네소타 파이오니어 프레스’의 마크 버라디노 기자는 “박병호가 한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그가 얼마나 인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구단 산하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뛰는 박병호는 16일 클리블랜드 인디어스 산하 트리플A 콜럼버스 클리퍼스와의 경기에 1루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이 0.260에서 0.256으로 내려갔다. 새내기 황재균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두 차례 1군 콜업 기회를 잡았지만 매번 타격 부진으로 실망감을 안긴 채 다시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각각의 상황은 다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MLB로 향한 김현수와 황재균은 시즌 종료 후 원소속구단 외에 다른 구단과도 협상이 가능하지만, 박병호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장기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미네소타 구단과 잔여 연봉 문제 등을 해결하고 원소속구단 넥센 히어로즈로 돌아와야 한다.

◇ 메이저리그 위기의 코리안 3인방

# 황재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새크라멘토 리버캣츠(구단 산하 트리플 A )
MLB 18경기 타율 0.154 1홈런 5타점
트리플A 83경기 타율 0.291 8홈런 48타점

# 박병호

로체스터 레드윙스(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 A )
92경기 타율 0.256 10홈런 47타점

# 김현수

볼티모어 오리올스&필라델피아 필리스
볼티모어 56경기 타율 0.232 1홈런 10타점
필라델피아 12경기 타율 0.115 0홈런 0타점
두 팀 합계 68경기 타율 0.212 1홈런 10타점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