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귀 후 최고 호투에도 4승 실패
- 황재균 무안타… 주전경쟁 빨간불

“너한테는 다 변화구만 던질 수도 있다. 직구는 절대 안 던질 거다.” “비겁하다. 어디 한번 해봐라.”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2회초 LA 다저스의 류현진(왼쪽)이 처음 타석에 들어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황재균을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서른 살 동갑내기 류현진(다저스)과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은 살벌하지만 장난 섞인 대화를 주고받았다. 지난 1월 같은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넌 두 선수는 각각 부상 복귀와 빅리그 데뷔라는 1차 목표를 이룬 끝에 이날 MLB에서 처음으로 서로를 상대했다.

각각 다저스의 선발투수와 샌프란시스코의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둘의 맞대결에서는 류현진이 판정승을 거뒀다. 2회초 1사 1루에서 황재균이 2루 땅볼을 때렸고, 5회에는 류현진이 헛스윙을 두 차례 끌어낸 끝에 공 세 개만으로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국에서는 45타수 13안타(타율 0.289)로 류현진에게 강했던 황재균은 타석에서 아쉬움을 남긴 대신 수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가 6회말 2사 1, 3루 실점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3루 방면 땅볼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경기에서는 두 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모두 웃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실점 이하)로 호투했지만 시즌 4승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5회까지 병살타 3개를 유도했고 7회 처음으로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를 맞았으나 외야 뜬공을 잡은 중견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정확한 홈 송구로 주자까지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에 삼진 7개를 뺏어내며 평균자책점도 4.17에서 3.83으로 끌어내렸지만,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0-0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2타수 무안타에 그친 황재균도 3연전 내내 왼손 선발투수를 내세운 다저스 공략을 위해 그를 1군으로 불러올린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7회 황재균과 교체돼 타석에 들어선 코너 길라스피가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내야 주전 경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다저스는 연장 접전 끝에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두고 3연전 싹쓸이와 함께 8연승을 내달렸다. 다저스는 한 점 뒤진 9회 야시엘 푸이그의 극적인 동점 적시타로 연장에 돌입했고, 11회 샌프란시스코에 1점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이어진 공격에서 이날 MLB 데뷔전을 치른 대타 카일 팔머의 2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가져왔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