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환, 자유형 400ｍ 4위

한국 신기록을 보유한 두 명의 태극 낭자가 한국 수영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주인공은 나란히 한국 수영 선수로는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자로 이름을 올린 안세현(22·SK텔레콤)과 김서영(23·경북도청)이다.

24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여자 개인혼영 200ｍ 김서영과 접영 100ｍ 안세현이 나란히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사진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안세현의 모습. 연합뉴스

24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100ｍ와 개인혼영 200ｍ에서 안세현과 김서영은 16명이 겨룬 준결승에서 각각 5위와 6위로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안세현은 이날 57초15를 기록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존 한국 신기록(57초28)을 넘어섰고, 김서영도 2분09초86의 기록으로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2분10초23)을 다시 앞당겼다. 이전까지 4명의 한국 선수만 밟은 세계수영선수권 결승 무대에 연달아 두 명이 진출하며 2년 뒤 광주에서 열릴 선수권대회와 2020년 도쿄 올림픽 전망까지 밝혔다.

국내 여자 접영과 개인혼영 최강자로 평가받는 안세현과 김서영은 지난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란히 출전해 아쉽게 결승 무대는 밟지 못했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증명하며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안세현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2017 마레 노스트럼 수영시리즈에서 시즌 랭킹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고, 김서영도 올림픽 이후 치러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3개와 한국 신기록 4개를 세우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973년부터 시작된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에서 종목별 가장 기록이 좋은 8명의 선수가 겨루는 결승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였다. 1998년 호주 퍼스에서 한규철이 남자 접영 200ｍ에서 처음 결승에 오른 후,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이남은이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여자 배영 50ｍ 결승에 올랐지만 최하위에 그쳤다. 박태환(28·인천시청)이 2007년 호주 멜버른과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ｍ에서 두 차례 1위에 올라 첫 메달권에 진입했지만, 2011년 남자 평영 200ｍ 최규웅까지 결승 물살을 가른 이후 한국 수영은 암흑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12년 만에 여자 선수 결승 진출 명맥을 이은 안세현과, 남녀 선수 통틀어 첫 개인혼영 종목 결승에 진출한 김서영까지 쾌거를 이뤄냈다.

한편 6년 만에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부활을 노린 박태환은 자유형 400ｍ에서 3분44초38을 기록해 아쉽게 4위에 그쳤다. 그는 처음과 마지막 50ｍ를 가장 빠른 기록으로 통과하며 기대를 높였지만 경기 중반 벌어진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