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경기라도 뛰고 싶었는데 오늘 이루니 믿을 수 없어"

- 같은 날 선발 등판한 류현진, 5와2/3이닝 2실점…부진

"A dream come true for him(그가 꿈을 이뤘습니다)."

황재균이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볼 사진. 황재균 인스타그램

빅리그 첫 안타를 결승 홈런으로 신고하며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을 향해 현지 중계방송 해설진도 감탄을 보냈다. 황재균이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등번호 1번을 달고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황재균은 이날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21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된 그는 2회말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 상대 선발투수 카일 프리랜드를 향한 강습 내야 땅볼로 첫 타점을 신고했다. 이어 6회 3-3 동점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결승점을 올렸다.

그는 MLB 세 번째 타석 만에 홈런을 기록하며 한국인 타자들의 역대 홈런 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해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기록한 데뷔 후 최소 경기(3경기) 기록과 최소 타수(이대호·5타수) 기록 모두 황재균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경기 후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한 경기라도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어서 미국에 건너왔는데 그게 오늘 이뤄져 너무 기분 좋다. 결승 홈런을 친 것도 믿기지 않고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자신의 SNS를 통해 플라스틱 상자에 담긴 데뷔 첫 홈런볼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같은 날 선발 등판 경기를 치른 류현진(LA 다저스)도 호투하며 동갑내기 황재균의 활약에 응답했지만 홈런 하나로 아쉽게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시즌 12번째 선발로 나선 그는 5와 2/3이닝을 던지며 홈런 하나 포함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약세를 보였던 이전과 다르게 경기 초반을 위기 없이 넘긴 류현진은 4회 안드렐톤 시몬스의 타구에 왼발을 맞고 한동안 주저앉아 우려를 샀다. 트레이너와 상의를 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넘긴 그는 6회 시몬스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다. 이후 연속 안타를 맞으며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은 8회초 외야수 트레이시 톰슨과 9회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의 1점 홈런이 연이어 터져 경기가 2-2 동점으로 흘러가며 패전을 면했다.

류현진은 변화구 위주의 투구에 최고 시속 150㎞까지 나온 직구를 활용해 삼진을 8개 잡는 동안 볼넷은 하나만 허용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30에서 4.21로 낮췄지만 시즌 15번째 피홈런이 뼈아팠다. 2013년 MLB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피홈런 타이 기록까지 다다른 그는 경기 후 "초반부터 제구가 잘 돼서 6회 실투 하나만 아니었으면 가장 좋은 피칭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경기에서는 다저스가 9회 그랜달의 송구 실책으로 2-3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