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동반 사퇴

- 허정무·신태용 신임 감독설 솔솔

- 8월 월드컵 9차예선 전까지 임명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끝내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15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성적과 경기력 부진의 책임을 물어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차기 감독은 국내 지도자 중에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 합의에 따라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저 역시 기술위원장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차기 사령탑은 지금 상황에서 국내 지도자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다음 감독은 앞으로 치를 최종예선 2경기를 포함해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술위원회는 오는 8월 31일 예정된 이란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이 열리기 전까지 새로운 대표팀 감독을 뽑을 예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후임은 이용수 위원장의 뒤를 이어 선임될 새로운 기술위원장이 결정한다. 기술위원장은 총회의 위임을 받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임명한다. 축구협회가 새 기술위원장 임명 준비작업을 시작한 가운데 국내 지도자 중 거물급이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된다. 허정무(62)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1순위에 오른다. 신태용(47)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과 최용수(44) 전 장쑤 감독도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나온다. 후보군 모두 장단점이 있어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4년 9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 1월 아시안컵 준우승과 그해 8월 동아시안컵 우승의 업적을 이뤘지만 지난해 9월 시작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줄곧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휘봉을 놓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2년9개월 동안 한국 축구를 이끌며 역대 최장수 감독 기록을 세웠으나 별 의미 없는 기록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재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총 27승 5무 7패를 기록했다. 역대 대표팀 감독과 비교하면 월등한 승률(69%)에 '16경기 연속 무패' '10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비교적 약한 팀과의 맞대결이 많아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2001~2002년 대표팀을 맡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강팀과 잇달아 경기하며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승률 35%를 기록했지만 좋은 성과를 올렸다.

현재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4승 1무 3패(승점 13)로 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이란(승점 20)에 이어 조 2위다. 하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점 차로 쫓겨 남은 두 경기에 모두 승리해야 자력으로 러시아행을 확정할 수 있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