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67위·삼성증권 후원)과 니시코리 게이(9위·일본)가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3회전에서 '숙명의 한·일전'을 벌이게 된다. 정현과 니시코리의 경기는 3일 오후8시(한국시간)에 열린다. 올해 21살인 정현은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MW오픈에서 4강에 진출, 2007년 이형택 이후 10년 만에 한국 선수로 투어 대회 4강 무대를 밟았다. 또 이번 대회 3회전에 오르며 역시 2007년 US오픈 이형택 이후 10년 만에 한국 선수로 메이저대회 32강에 진출하는 등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정현,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이에 맞서는 니시코리도 19세 나이였던 2008년 2월 ATP 투어 인터내셔널 챔피언십에서 우승, 일본 선수로는 1992년 마쓰오카 슈조 이후 16년 만에 투어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약관 20세 나이 안팎에 두 나라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점에서 정현과 니시코리는 비슷한 면이 있는 셈이다. 정현과 니시코리는 또 나란히 신체적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공통점도 있다.

먼저 정현은 투어에서 드물게 안경을 쓰고 경기를 하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햇볕을 피하고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경기하는 선수는 간혹 있지만 정현처럼 시력 교정용 안경을 쓰고 뛰는 선수는 거의 없다.

잘 알려진 대로 정현은 어릴 때부터 고도근시와 난시로 고생했고 이런 시력 교정을 위해서는 초록색을 많이 보는 것이 좋다는 이유로 테니스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경기가 중단될 때마다 안경을 벗고 땀을 닦아내는 정현의 모습에 일부 팬들은 "너무 불편해 보인다"며 콘택트렌즈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하지만 정현은 "안경을 쓰고 경기하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니시코리는 작은 키가 단점이다. 니시코리의 프로필 상 키는 178㎝로 185㎝인 정현보다 7㎝가 작다. 정현은 지난달 국내 기자회견에서 "사실 187㎝인데 프로필에 계속 185㎝로 써두는 것은 상대 선수들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반면 니시코리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178㎝도 안 되는 것 같다"는 평이 많아 실제로는 두 선수의 키 차이가 10㎝ 가까이 날 수도 있다.

현재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키 180㎝가 안 되는 선수는 니시코리가 유일하다.

니시코리를 제외하고 톱 10 선수 가운데 최단신은 183㎝인 스탄 바브링카(3위·스위스), 최장신은 나란히 198㎝인 마린 칠리치(8위·크로아티아)와 알렉산더 즈베레프(10위·독일)다.

니시코리를 뺀 10위 내 선수 9명의 평균 키는 190㎝다.

그러나 특유의 한 박자 빠른 타격과 다양한 코트 위 전술을 무기로 2015년 세계랭킹 4위까지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주니어 시절을 보낸 곳은 다르다.

6살에 테니스를 처음 시작한 정현은 수원북중, 삼일공고 등 국내에서 성장한 반면 5살부터 테니스를 시작한 니시코리는 14살 때부터 미국에서 테니스 유학을 했다.

주니어 시절 주요 성적은 정현이 2013년 윔블던 단식 준우승, 니시코리는 2006년 프랑스오픈 단식 8강, 복식 우승 등이다.

국가대표로는 정현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복식과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단식 금메달을 따냈고 니시코리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세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