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디아 고, 3주 휴식으로 불참
- 쭈타누깐 3위 밖으로 밀리고
- 랭킹2위 유소연 5위 내 들면
- 한국선수 세 번째로 1위 등극

유소연이 한국 선수 세 번째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리디아 고(왼쪽), 유소연

여자골프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유소연과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25일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정면대결을 벌인다. 이번에야말로 오랫동안 미뤄온 세계 1위 자리를 서로 차지하겠다는 기세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현재 83주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키는 리디아 고가 3주간 휴식을 이유로 불참해 2위 유소연과 3위 쭈타누깐이 우승을 못 하더라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 충분히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유소연은 쭈타누깐에게 잠깐 2위 자리를 내줬다가 다시 2주째 리디아 고 바로 아래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 4월 3일 랭킹에서 리디아 고는 랭킹 포인트 9.47로 8.46의 유소연보다 1.01점을 앞섰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부진이 계속됐고 출전하는 대회에서 쭈타누깐과 경쟁하며 상위권을 유지해온 유소연은 격차를 꾸준히 줄여나갔다.

지난 22일 랭킹에서 리디아 고의 랭킹 포인트는 8.60으로 1주일 전보다 0.21점 낮아졌다. 유소연은 8.58점에서 8.47점으로 약간 떨어졌지만 리디아 고와의 격차는 0.23점에서 0.13점으로 더욱 좁혀졌다. 쭈타누깐도 22일 랭킹에서 8.38점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지만 유소연이 유리한 상황이다. 유소연과 쭈타누깐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 1위에 오른다. 유소연은 5등 이내에만 들고 쭈타누깐이 3위 밖으로 밀리면 1위가 될 수 있다. 쭈타누깐도 3위 이내에 오르고 유소연이 5위 밖으로 밀리면 세계 1위에 등극할 수 있다.

1위 자리 수성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던 리디아 고는 휴식을 선언해 1위 경쟁에서 한발 물러섰다. 그는 지난주 킹스밀 챔피언십에 앞서 "세계 1위 자리는 대단한 영광이다. 그러나 거기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2006년 제정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10여 년간 1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모두 9명에 불과하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시작으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신지애, 미야자토 아이(일본), 크리스티 커(미국), 쩡야니(대만),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박인비, 리디아 고 등이다. 오초아가 158주간 1위를 지켜 가장 오랜 기간 왕좌에 앉았고 쩡야니가 109주를 지켰다. 리디아 고는 두 차례에 걸쳐 총 102주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소연이 다음 주 세계랭킹 1위에 오른다면 한국 국적 선수로는 2010년 신지애, 2013년 박인비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이번 대회에 이어 리디아 고의 휴식이 이어지는 6월 초에 숍라이트 클래식과 매뉴라이프 클래식이 이어진다. 유소연이 당장 다음 주 1위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기회는 충분해 보인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