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차범근 박지성 제치고
- 한국인 빅리그 새 역사 마무리

- 출장 줄어든 기성용·이청용은
- 활약 없이 아쉬운 시즌 종료

22일(한국시간) 경기를 끝으로 유럽 각국의 프로축구 리그가 시즌을 마쳤다. 한 시즌 동안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빈 한국인 해외파 선수들의 시즌도 저물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손흥민(토트넘)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는가 하면,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은 출장시간이 줄어들며 벤치 신세를 지면서 소속팀의 2부 리그 강등 여부를 두고 고심하기까지 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초반 어려움을 딛고 후반 들어 출장시간을 늘려갔다.

손흥민은 22일 EPL 시즌 최종전인 헐시티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득점 순위 톱10 진입을 위한 골을 터트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정규리그 6번째 도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록 최종전에서 골을 넣지는 못했으나 2016-2017시즌 손흥민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아시아 선수 최초 또는 한국인 선수 최초의 기록을 숱하게 세웠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총 21골(리그 14골, FA컵 6골, 유럽 챔피언스리그 1골)을 터트렸다. 아시아 출신 선수가 유럽 빅리그에서 한 시즌 20골 이상을 기록한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지난 19일 레스터시티전에서 2골을 넣으며 차범근 전 감독이 1985-1986시즌 독일 무대에서 세운 시즌 19골 기록을 31년 만에 새로 썼다. 또 박지성이 세운 잉글랜드 무대 한국인 최다 골 기록도 넘어섰다. 이에 앞서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2010-2011시즌 기록한 시즌 8골(정규리그 5골)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2014-2015시즌 작성한 시즌 8골(정규리그 8골) 기록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또 한 시즌에 한 번도 받기 어려운 EPL 이달의 선수상을 지난해 9월과 지난 4월 두 번이나 받았다.

반면 손흥민이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것을 '쌍용'은 멀리서 지켜봐야 했다. EPL 최종 라운드에서 기성용은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이청용은 벤치를 지켰다. 시즌 전체를 보더라도 마지막 경기와 상황이 비슷하다. 기성용은 시즌 초반 감독의 눈에 들지 못하며 출전 시간이 줄고 감독과 불화설이 나오기도 했다. 부상으로 이탈하기도 한 기성용은 이번 시즌 득점 없이 도움 1개만 기록했다. 이청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시즌 동안 고작 4경기에만 선발로 출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과 구자철은 빼어난 활약으로 한 시즌을 보냈다. 지동원은 팀이 치른 34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부상 없이 한결같은 활약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대표팀에도 2년4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구자철은 부상으로 빠진 경기가 많았으나 지동원과 짝을 맞춰 공격을 지원하고 수비진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