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신분 유지도 어려워질 듯

'킹캉'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메이저리그(MLB) 복귀는 물론 선수 생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강정호가 18일 오후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김종문 부장판사)는 강정호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징역형을 유지했다. 그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재판부는 "야구에서도 첫 번째 판정을 비디오 판독해서 불분명하다면 원칙적으로 1심의 판정을 존중하는 것으로 안다. 이 사건도 여러 양형 조건 등을 종합하면 1심의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은 강정호는 당시 면허정지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84% 상태로 운전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2009년과 2011년 음주 운전 전력이 있던 그는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가 취소됐고, 지난 3월 열린 1심에서 재판부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강정호 측은 1심 판결 이후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취업비자 갱신 신청을 거부 당해 시즌 복귀가 어려워졌다.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받아 다시 한 번 비자를 신청하려 했던 강정호는 지난달 말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징역형이 유지되면 비자 발급이 불가능해져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없다. 비록 잘못이 작지 않지만, 야구를 접으라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어 죗값이 너무나 크고 가혹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번 결정으로 강정호는 팀 복귀와 함께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도 힘들어졌다. MLB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인 피츠버그는 거포 3루수 강정호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고 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그의 시즌 준비를 돕기 위해 구속과 회전력을 갖춘 피칭 머신을 보낼 것"이라고 언급했고, 현지 언론도 그의 복귀를 전망했지만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강정호는 소송이 마무리되며 이제 비자를 신청할 수 있지만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다. 피츠버그 구단이 MLB 사무국의 협조를 얻어 노력해도 법원의 판결이 확고해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은 적다. 강정호는 이날 선고 결과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법원을 떠났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