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개월 만에 우승컵 추가
- "전환점 된 것 같아 기분 좋아"

- 허미정, 미셸 위에 역전승 3위

올 시즌 들어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지 못하며 세계랭킹이 내리막을 타던 김세영이 한 방에 부진을 날려버렸다.
김세영은 8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총상금 120만 달러) 결승에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앞서 준결승에서 허미정을 상대로 이글을 잡으며 기선을 제압했던 김세영은 쭈타누깐을 상대로도 이글을 기록하며 앞서나간 끝에 통산 6승째를 거뒀다. 지난해 6월 마이어클래식 이후 11개월 만의 우승이다. 또 이번 시즌 들어 열린 LPGA 투어 10개 대회 가운데 한국 선수가 6번째 우승컵을 가져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세영은 세계랭킹 1위 등극을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 시즌 2승을 수확하며 현재 세계랭킹이 10위권인 유소연이나 박인비 양희영 장하나 박성현보다 더 높은 6위로 새 시즌을 맞았기에 충분히 가능한 목표로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그는 부진을 거듭했다.

2015년 LPGA 무대에 데뷔한 뒤 처음으로 우승컵을 안았던 1월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에서 그는 공동 42위에 그쳤다. 올 시즌 두 번째로 나선 2월의 혼다 타일랜드에서 3위에 오르면서 목표 달성을 위한 궤도에 오르는가 했지만 이후로는 계속 뒷걸음질이었다. 3월과 4월에 열린 LPGA 투어 6개 대회 중 5개에 출전해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직전 대회인 발런티어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에서는 컷 탈락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던 전인지 박인비 박성현이 줄줄이 탈락하는 동안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섰고, 마침내 우승컵을 안으며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하게 씻었다. 김세영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잇따라 기록한 이글이 승리의 밑받침이 됐다. 김세영은 준결승에서 허미정과 한국 자매 간 대결을 벌였다. 1번 홀(파4)에서 버디로 리드를 잡은 김세영은 2번 홀(파5)에서는 이글에 성공해 버디를 잡은 허미정의 기세를 꺾었다. 상승세를 탄 김세영은 결국 5홀 차 완승을 거뒀다.

김세영은 결승전에서도 초반에 이글로 쭈타누깐의 기선을 제압했다. 역시 2번 홀이었다. 1번 홀 버디로 앞서나간 김세영은 앞서 허미정과의 준결승에서 이글을 낚은 2번 홀에서 또 한 번 이글을 기록해 버디를 올린 쭈타누깐을 눌렀다. 김세영은 3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쭈타누깐에 초반 3홀 차로 앞섰다. 후반 들어 쭈타누깐이 맹렬하게 추격했지만 1홀 차로 따라잡힌 마지막 18번 홀(파4)을 나란히 파로 마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승리로 김세영은 세계랭킹이 12위에서 4계단 오른 8위로 상승했다. 지난 4월 3일 10위에서 11위로 밀려난 뒤 5주 만의 10위권 재진입이다. 김세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처럼 어렵게 우승한 적은 없는 것 같다"면서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조금 실망했었다. 그러나 (이번 우승이) 전환점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3-4위전에서는 허미정이 미셸 위(미국)에게 역전승을 거두면서 3위에 올랐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