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주 연속 8강…생애 첫 4강 도전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78위·삼성증권 후원)이 생애 최고 상위랭커를 잡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이 5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MW오픈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16위 가엘 몽피스를 향해 강력한 샷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현은 5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MW오픈 대회 나흘째 단식 2회전 32강전에서 톱시드를 받은 세계랭킹 16위 가엘 몽피스(31·프랑스)를 2-0(6-2, 6-4)으로 완파했다. 톱 랭커인 몽피스를 잡은 정현은 2주 연속으로 ATP 투어 대회 8강에 올랐다. 정현이 투어 대회 단식 8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정현은 지난달 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ATP 투어 바르셀로나오픈에서도 8강까지 올라 세계 5위 라파엘 나달과 맞붙었다. 정현은 '클레이코트의 황제' 나달과 클레이코트 맞대결에서 1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며 선전했다. 나달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정현이 이번 대회에서 굉장히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을 지녔다"고 정현을 칭찬했다.

정현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상대인 가엘 몽피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좋은 선수' 정현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지난해 11월 세계랭킹 6위까지 올랐던 선수를 잡아내며 가치를 증명했다. 정현이 세계랭킹 10위권 선수를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몽피스는 2008년 프랑스오픈, 지난해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4강에 오른 강호다.

정현은 경기 후 "생애 최고의 승리"라고 기쁨을 표시했다. 몽파스도 "오늘 전체적으로 내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정현이 너무 강했다"고 정현을 칭찬했다.

이전까지 정현이 이긴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지난주 바르셀로나오픈 단식 3회전 16강전에서 잡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였다. 당시 즈베레프의 세계랭킹은 21위였다.

몽피스를 상대한 정현은 1세트에서 6-2로 예상하지 못한 완승을 거뒀다. 2세트 들어서는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다 3-3에서 비가 내려 1시간 넘게 경기가 중단됐다. 상승세가 꺾일 법도 했지만 정현은 재개된 경기에서 곧바로 몽피스의 서브 게임을 가져오며 4-3으로 앞서갔다. 이후 정현은 자기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2세트를 6-4로 이겨 생애 최고의 '대어'를 잡아냈다.

정현은 8강에서 마르틴 클리잔(53위·슬로바키아)과 맞붙는다. 클리잔은 정현의 경기에 이어 열린 경기에서 미샤 즈베레프(32위·독일)를 2-0(6-2, 6-1)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두 선수는 이번이 첫 대결이다. 클리잔은 2015년 세계랭킹 24위까지 올랐고 투어 대회 단식에서 통산 5차례 우승했다. 2014년에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