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
- 31년 전 차범근의 기록과 나란히
- 박지성 8시즌 통산 27골과 동률
- 아시아 첫 EPL득점 10위권 눈앞
- 두 번째 월별 MVP도 노려볼 만

손흥민(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대선배인 차범근, 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6-2017 EPL 본머스와 33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선 전반 19분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혼전 중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사각에서 슈팅을 날렸다. 이 공이 본머스 골키퍼 아르투르 보루치의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며 그물을 흔들었다.

이날 골로 EPL 경기에서 12골, 시즌 전체로 19골을 넣은 손흥민은 차범근(64)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기록한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과 31년 만에 동률을 이뤘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EPL 12골, FA컵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 등 총 19골을 기록했다.

은퇴한 박지성(36)이 보유한 한국 선수 잉글랜드 통산 최다 골 기록과도 동률을 이뤘다. 박지성은 2005-2006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7시즌 연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고 2012-2013시즌은 퀸스파크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으며 8시즌 동안 통산 27골을 기록했다. 2015-2016시즌부터 잉글랜드에서 뛰기 시작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8골을 넣었고 두 번째 시즌이 채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19골을 추가해 박지성의 기록에 도달했다. 이제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서 손흥민이 한 골만 더 넣으면 차범근과 박지성을 넘어 유럽 무대에 진출한 역대 한국인 선수가 세운 모든 기록을 새롭게 쓰게 된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6경기, FA컵 준결승 1경기 등 최소한 7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최근 들어 손흥민이 매 경기 출장하고 있어 골을 추가할 가능성은 높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의 6경기에서 네 경기 연속 골을 포함해 무려 8골을 몰아넣으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인다. 손흥민은 이날 골로 이번 시즌 EPL 득점 순위 12위 자리도 지켰다. 공동 10위 선수들의 13골과 격차가 1골로 줄어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아시아 최초 EPL 득점랭킹 10위권에 들 가능성도 커졌다.

손흥민의 뜨거운 활약에 현지 매체의 찬사가 이어졌다. 풋볼인사이더는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평점 9점을 매기며 "득점 상황에서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어 보였다. 토트넘이 손흥민 같이 멋진 공격옵션을 가진 것은 축복"이라고 밝혔다. 스쿼카는 "손흥민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4월 들어 리그 경기에서 5골 1어시스트를 올린 손흥민이 월별 MVP를 두 번째로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EPL에서 4골 1어시스트를 기록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월별 MVP를 받았다. 요즘 손흥민은 9월보다 더 폭발적인 활약을 보이는 만큼 충분히 수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