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빠진 공격 실마리 못찾고
- 결정적 한 방 못 날린채 무기력
- 중국 원정경기 사상 첫 0-1 패배

러시아 가는 길에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

23일 중국 후난성 창사의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6차전 A조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한국의 구자철(왼쪽 세 번째)이 몸싸움을 하다가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3일 중국 창사의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중국과의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본선 진출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던 중국은 한국과의 승부를 단단히 준비하고 나섰고 결국 제대로 한 방을 먹였다. 한국은 중국과 원정에서 사상 첫 패배를 안았다.

손흥민이 빠진 한국 공격진에는 해결사가 없었다. 한국은 이날 원정경기인데도 경기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운영했지만 누구도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지 못했다.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던 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은 전반 45분 동안 1개의 슈팅만을 기록한 채 후반 들어 교체됐다. 기대를 모았던 김신욱과 황희찬도 중국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전반 1분 중국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장린펑의 프리킥 슈팅이 골문을 훌쩍 넘어갔다. 한국은 초반 중국의 양 측면을 파고들었지만 원정경기의 부담이 있는 만큼 중원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툼을 벌이면서 조심스럽게 공격을 펼쳤다. 전반 14분 지동원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며 중앙으로 향하다 이날 한국의 첫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17분에는 이정협이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공이 살짝 뜨고 말았다.

중국은 홈경기인데도 예상과 달리 전체 라인이 많이 내려온 상태에서 수비적으로 나왔다. 전반 15분이 지나면서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점유율을 높이면서 경기를 운영했다. 밀어붙이던 한국은 한 번의 공격에 중국에 골을 허용했다. 전반 33분 중국의 왕용포가 올린 코너킥을 유다바오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헤딩해 한국의 그물을 흔들었다. 중국은 최종예선에서 세 번째 골을 터트렸는데 세 골이 모두 한국을 상대로 한 것이다.

전반 38분과 41분 지동원이 잇달아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한국은 계속 중국 골문을 노렸으나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정협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했다. 김신욱을 노리고 올린 계속된 크로스는 중국의 집중된 수비를 뚫지 못했다. 후반 13분에는 기성용이 상대 왼쪽을 파고들다 슈팅 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기성용은 후반 19분에도 통렬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이번에도 몸을 날린 중국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한국은 후반 20분 고명진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하고 나섰다.

한국은 지속해서 중국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수차례 중국의 역습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후반 29분과 35분 결정적인 헤딩슛이 중국 골문을 향했지만 골키퍼와 수비에 걸렸다. 후반 추가시간 4분까지 끝내 중국의 단단한 수비를 뚫지 못한 한국은 중국과 역대 전적 2패째를 안는 수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을 보태는 데 실패하고 3승 1무 2패(승점 10점)를 기록했다. 한국은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와 최종예선 7차전을 갖는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