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내 홈런 1위…타율 4할 육박
- 현지 매체 "영입 때 원했던 파워"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 신분이지만 좋은 활약으로 개막전 로스터 진입 전망을 밝힌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또 한 번 무력시위를 벌였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린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오른쪽)가 홈으로 들어오며 3루 코치와 손을 잡고 있다. AP연합뉴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선발 7번 타자 1루수로 나선 박병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냈다. 5회초 무사 1루에 들어선 그는 상대 선발투수인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트렸다. 지난 11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이후 10일, 6경기 만에 시범경기 4호 아치를 그려냈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으로 시범경기 팀 내 홈런 1위에 등극했고, 타점·득점도 각각 8개씩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타율은 0.387에서 0.394(33타수 13안타)로 상승해 4할에 육박했다.

이번 시즌 그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중반 입은 손목 부상에서 회복해 주전 경쟁 의지를 불태우며 출국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팀의 40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초청 선수 신분으로 전지훈련을 치르며 절치부심한 그는 약점으로 지적된 높은 삼진율을 고쳐나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경기에서 볼넷 1개를 얻는 동안 삼진 17개를 당한 박병호는 이번 시즌 시범경기 들어 13경기에서 볼넷 5개 삼진 9개를 기록하며 나아졌다.

빠른 공에 대처하지 못했던 약점도 극복하고 있다. 지난 시즌 95마일(약 153㎞) 이상 강속구에 타율 0.050(20타수 1안타)으로 침묵했던 박병호는 비시즌에 타격폼을 수정했다. 그는 출국 직전 인터뷰에서 "직구 타이밍을 잡기 위해 타격 폼을 간결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시범경기 1, 2호 홈런을 93마일(약 150㎞), 96마일(154㎞)짜리 빠른 공을 공략해 만들어내며 지난해와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주변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박병호에 대해 "편안해 보인다. 스트라이크에 스윙하고, 좋은 스윙을 많이 한다"고 호평했다. 언론도 긍정적인 전망을 이어갔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박병호가 40인 로스터에서 탈락한 지 한 달 만에 파워를 보여주며 돌아왔다. 미네소타가 지난해 1285만 달러(포스팅시스템 응찰 비용)를 들여 그를 영입했을 때 원했던 바로 그 파워"라고 보도했다. 이어 "박병호가 반등해 주전 지명타자로 예상되는 케니스 바르가스를 밀어내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