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 이후 컨디션 아직 난조
- 지역 매체 '최악 계약' 비꼬기도
- 시범전 출전 조절하며 시즌준비
- "팀이 최우선…지명타자도 OK"

'추추 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부활할 수 있을까.

추신수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서프라이즈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는 이날 3타수 2안타로 시즌 9번째 경기 만에 멀티히트(한 경기에 안타 두 개 이상)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1회말 무사 1루에서 클리블랜드 선발투수 트레버 바우어를 상대로 2루수 앞 내야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3회말 1사 1루에서도 좌익수 방면 안타를 뽑아냈다.

지난 시즌 잦은 부상으로 결장했던 추신수는 이번 시즌 시범경기에서도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하는 상태다. 이날 결과로 추신수의 시범경기 타율은 0.125에서 0.211(19타수 4안타)로 올라 겨우 2할대 진입에 성공했다. 장타도 2루타 하나뿐이었다.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510억6000만 원)의 초대형 계약을 한 그는 지난해 네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전체 정규시즌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48경기만 뛰며 타율 0.242(178타수 43안타) 7홈런 17타점 27득점에 그쳤다. 비시즌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두고 구단과 대립각을 세우다가 부상을 우려한 구단의 출전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어야 했다.

최근에는 지역 매체로부터 혹평을 받으며 과거 팀에서 뛴 한국인 선수 선배 격인 박찬호까지 소환했다. 지난 2일 텍사스 지역 매체인 '스타 텔레그램'은 추신수와 텍사스의 계약 시점부터 지금까지 활약을 되짚으면서 "팀 최악의 계약과 비슷하거나 어쩌면 그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매체는 "추신수는 박찬호와 함께 텍사스 지역 이번 세기 최악의 계약"이라며 "우연히 두 선수 모두 한국 출신"이라고 비꼬았다.

시즌을 앞둔 추신수 본인은 여유 있게 준비 중이다. 시범경기 성적은 썩 좋지 않지만, 준비 과정을 평소와 다르게 가져가며 개막전을 준비 중이다. 추신수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시범경기 부진에 대해 "괜찮다. 나쁘지 않다. 끔찍하지도 않다. 다만 볼에 스윙하지 않길 원한다"고 밝혔다. 시범경기 들어 그는 이틀에 한 번씩만 경기에 나서며 신중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제프 배니스터 감독과 추신수가 스프링캠프의 전반적인 일정과 진행 과정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추신수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함께 25인 명단 진입이 확실시된다. 우익수 또는 지명타자 자리를 두고 정확한 포지션 선정 과정이 남았지만 어느 자리든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멀티히트를 치며 타격감을 올린 이날 경기 후에 그는 "나에겐 팀이 최우선이다. 팀을 위한 일이라면 지명타자 역할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