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차 지역 유일 여자 선수

- 에너지 소모 많아 힘들지만

- 경기 후 성취감에 빠져들어

- 다음 달 9일 동계 체전 출전

- 이번엔 메달권 진입 목표

"쇼트트랙이나 피겨 스케이팅도 전이경, 김연아 선수가 나오기 전에는 비인기 종목이었어요. 아직은 먼 이야기이지만 저도 바이애슬론이 한국에 정착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당찬 목표를 밝힌 안성은(19·청심국제고 3) 선수는 올해로 4년 차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쇼트트랙과 철인3종경기 선수를 거친 끝에 바이애슬론에 빠졌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라는 스키 종목의 마라톤 방식에 사격을 접목한 경기다. "한 종목만 하는 것보다는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는 안 선수는 부산 유일의 여자 바이애슬론 선수다.

아직 생소한 비인기 종목 선수라는 현실과 함께 학업에 집중할 학생이라는 신분은 그를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안 선수는 "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과 다르게 저는 운동에 매진해야 하니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며 "시간 관리하면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다 보니 지금은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학교와 주변에서도 우려의 눈으로 바라봤지만 그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안 선수는 "다른 운동보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편이라 힘들지만, 경기 후에 오는 성취감에 중독되면 헤어나올 수 없다"고 바이애슬론만의 매력을 소개했다. 1960년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의 지구력과 함께 사격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아무리 결승점에 일찍 들어와도 사격 성적이 좋지 않으면 페널티코스를 돌거나 사격에서 실패하는 한 발당 총소요시간에서 1분이 더해져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안 선수는 공부하는 데 활용하는 집중력을 운동에도 적용해 특히 사격에 강점을 보인다. 그는 "체력적인 면에서는 약점이 분명하지만 사격에서 좋은 성적으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편"이라고 밝혔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부산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팀만의 분위기는 그에게 계속해서 부산 선수로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했다. 안 선수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다. 다른 팀 소속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고 말했다.

김용주 부산 바이애슬론 코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 생활을 하는 안 선수에게 기대를 전했다. 김 코치는 "부산팀은 활용할 수 있는 총기가 부족해 낡은 장비로 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안 선수는 운동에만 집중하는 전문 선수가 아니므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과정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9일부터 강원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진행될 제98회 전국 동계체전에 출전할 안 선수의 목표는 메달권 진입이다. "저보다 어린 초등학생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르는 걸 보면서 부럽기도 했어요. 스키 종목에 입문한 지도 오래됐는데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입니다."

안 선수는 오는 3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서 외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만큼 미국 소재 대학에 지원했지만, 우선순위는 스키 종목 팀이 있는지였다. "선수 생활은 최대한 오래 하고 싶어요. 만약 스키팀이 없는 학교로 가게 된다 해도 방학을 이용해서 한국에 들어오면 훈련과 대회 출전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