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대 3 경기' 팬들 관심 끌기 성공
- 김현민 덩크왕·전준범 3점슛왕
- 시니어팀 승리…오세근 MVP에

아침부터 눈발이 흩날리고 평소보다 쌀쌀한 날씨지만 농구팬들의 열정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사직체육관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부산 kt의 김현민이 한 손으로 호쾌한 덩크슛을 시도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에는 1만2128명의 관중으로 매진사례를 이뤘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으로 부산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체육관 가장 위쪽인 4층까지 관중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경기 시작 전부터 체육관 앞 푸드트럭 코너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얼마 남지 않은 현장 판매분 티켓을 구하려는 팬도 많았다. 서울에서 전날 내려와 경기장을 찾은 농구팬 임윤택(24·서울 금천구) 씨는 "가까운 서울에서도 볼 수 있지만 부산까지 와서 보니 새롭고 좋다"고 말했다.

먼 곳에서 찾은 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만큼 다양한 행사와 흥미로운 경기가 이어졌다. 본 경기에 앞서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간 3 대 3 농구 대결이 열렸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3대 3 농구에 관한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벤트였다. 기존 코트의 절반만 쓰기 때문에 화려한 슛과 패스가 빠르게 이어졌다. 10분간 펼쳐진 경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해 벌인 연장전에서 김종규(창원 LG)가 마지막 덩크슛을 꽂아 넣으며 21-20으로 국내 선수들이 승리를 거뒀다. KBL은 승리 팀 이름으로 부산시농구협회에 농구용품을 후원했다.

올스타전의 꽃인 덩크 콘테스트에서는 김현민(부산 kt)이 국내 선수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김현민은 예선에서 도우미 3명을 넘어 팀 동료 김우람이 띄워주는 공을 그대로 덩크로 연결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선에서는 골대 뒤쪽에서 출발해 튀어나온 공을 덩크로 연결했고 이어 눈을 가린 상태에서도 덩크에 성공하며 김종규(LG)를 꺾고 2011~2012시즌에 이어 통산 두 번째 덩크왕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 덩크왕은 마이클 크레익(서울 삼성)이 차지했고, 슈터의 자존심인 3점슛 콘테스트는 김우람도 결선에 진출한 가운데 전준범(울산 모비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선수들은 미국 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도 선보인 특별 무대를 통해 퍼포먼스를 벌이며 등장해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팬 투표 1위 허웅(원주 동부)을 비롯해 베스트 5가 소개될 때 가장 큰 함성이 이어졌다. 본 경기에서도 흥미로운 상황이 많이 펼쳐졌다. 2쿼터 시작 후 선수들이 경기 중에 갑자기 멈춰 부동자세를 유지하는 '마네킹 챌린지'를 선보였고, 작전타임에는 선수들이 모두 코트로 나와 댄스 타임을 펼쳤다. 시즌 경기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앨리웁 덩크(패스를 그대로 덩크슛으로 연결)도 많이 나왔다. 부산 kt의 가드 이재도와 박상오가 등장할 때는 홈팬들의 함성이 커졌다. 경기는 150-126으로 시니어 올스타의 승리로 돌아갔다. 최우수선수(MVP)는 오세근(안양 KGC)이 차지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