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쪽 부산에도 한파가 들이닥쳤다. 바깥 날씨도 추워졌지만 프로구단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존재감 없이 싸늘하기만 하다. 그들에 대한 구단과 팬들의 마음 역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부산 야구와 농구 프로구단이 그야말로 '용병발 한파'에 울고 있다.


- 린드블럼·레일리 재계약 입장
- 구단 "상황 따라 새 인물도 고려"
- 외국인 타자는 내야수에 초점
- 황재균 국내 잔류 여부 변수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영입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린드블럼(왼쪽), 레일리

각 구단은 25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보류 선수 명단에 기존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야 선수에 대한 보류권 행사와 함께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 재계약 의사도 같은 날까지 해당 선수에게 통보해야 한다.

롯데는 일단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했다.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는 지난해 24승을 합작하며 팀의 1, 2선발을 책임졌다. 린드블럼은 200이닝을 넘게 던지며(210이닝) 리그 1위 이닝 소화력을 자랑했고, 레일리도 두 자릿수 승수(11승)를 올리며 활약했다. 하지만 2년 차에 접어든 올해 두 선수는 다른 모습이었다. 린드블럼은 시즌 초반 높은 공을 난타당하며 피홈런이 늘어났고 레일리도 평균자책점이 높아졌다.

도합 24패를 떠안으며 지난해와 다른 행보를 보인 두 선수지만 구단은 일단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다. 실력이나 인성 면에서 KBO 리그에서 검증을 받은 만큼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들이 보류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최종적인 재계약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기존 선수들과 협상을 진행하지만 다른 투수들도 알아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타자의 경우 새로운 선수를 물색 중이다. 지난해 구단 최초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활약한 짐 아두치가 7월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되며 퇴출당했다. 그를 대신해 합류한 저스틴 맥스웰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부상까지 떠안으며 시즌을 마감해 구단 측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롯데의 초점은 내야수에 맞춰져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하면서 해외에서 훈련 중인 3루수 황재균의 계약 여부에 따른 변수가 남아 있어 정확한 포지션이나 스타일은 결정되지 않았다.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트 코치가 해외에서 여러 선수를 지켜보고 있고, 국내 스카우트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후보군을 추리고 있다.

다른 구단의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NC 다이노스는 외국인 선수의 높아진 가치를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MLB뿐만 아니라 일본의 러브콜도 이어지는 타자 에릭 테임즈와 재계약이 힘들 전망이다. 2년 연속 40홈런을 기록한 테임즈를 보기 위해 시즌 중에도 해외 스카우트들이 자주 마산을 찾았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