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83 대패…최하위 탈출 실패
- 내일 안방서 모비스와 맞대결

"저는 미신 같은 걸 안 믿는데 주변에서는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경기 전 만난 프로농구 부산 kt 조동현 감독은 팀 분위기를 묻는 말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급기야 지난 경기에서는 팀의 에이스 조성민마저 쓰러졌기 때문이다.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t와 원주 동부의 경기에서 kt 박상오(왼쪽)와 동부 박지현이 볼을 다투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지난 18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 막판 공격 상황에서 조성민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경기 종료가 1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던 시점이었다. 수비를 따돌리기 위해 방향을 바꾸다가 미끄러진 그의 무릎에 충격이 가해졌다. 이날 경기에서 개인 시즌 최다인 25점을 넣었지만 경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빠졌다. 조성민은 정밀 검사 결과 왼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현재 숙소가 있는 수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재활 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회복에만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팀은 역전까지 성공했으나 마지막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며 패배를 안았다.

kt는 팀의 주축을 잃으며 당한 뼈아픈 역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라운드 시작과 함께 2연패에 빠졌다.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66-83으로 패한 kt는 리그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24득점 17리바운드로 8경기 연속 더블더블(득점-리바운드 두 자릿수)을 기록한 상대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을 막지 못했다. 동부의 웬델 맥키네스도 21득점 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kt는 부상으로 빠져 있는 크리스 다니엘스의 대체 용병 허버트 힐이 네 번째 치른 경기에서 18득점 14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kt는 전반부터 골밑에서 압도적으로 밀리며 역전을 허용했다. 1쿼터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를 펼치며 한때 10점 차까지 앞섰지만 '동부산성'이라는 별명답게 높이를 앞세운 동부의 공격에 이번 시즌 전반전 최다 공격 리바운드(12개)를 내주며 43-45로 뒤진 채 마쳤다. 외국인 선수가 두 명 뛸 수 있는 2쿼터 이후 점수 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체 리바운드에서도 35-46으로 열세를 보였다.

조성민이 빠진 자리는 낮은 3점슛 성공률로 드러났다. 이날 외곽슛 성공률이 16.7%밖에 되지 않았다. 외곽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래리 고든이 이날은 3점슛 7개를 던져 1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하며 kt 팀 내 에이스 슈터의 빈자리를 절감했다. 전체 선수 중 3점슛 성공률 1위(57.1%)를 달리고 있는 동부의 김주성은 이날도 4개 중 2개를 성공시켰다.

kt는 연패 탈출을 위해 지난 12일 1차전 접전 끝에 패한 울산 모비스를 다시 홈으로 불러 들여 22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