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판 짜야 할 판

- 마운드 노쇠화에 용병·FA 변수
- 감독 역량 의심 조원우 교체설도

# 영건 수확은 희망

- 박세웅·박진형·박시영 성장 위안
- 경험 부족 노출했지만 미래 밝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다음 시즌도 희망적이지 않다. 올 시즌 자유계약(FA)선수 영입으로 통 큰 투자를 했지만 가을 야구에 실패했다. 구단이 내년 시즌을 대비해 또 다른 FA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할지도 불투명하다. 일부 팬들은 지금의 선수단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 감독 교체를 주장하기도 한다.

■비관적인 다음 시즌

선수단 변화 없이 다음 시즌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올 시즌 롯데가 보여준 마운드 운용, 타선 구성 등을 그대로 끌고 간다면 내년에도 가을야구의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노쇠한 마운드의 재편은 불가피하다. 먼저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재계약했던 외국인 투수 2인방의 재계약이 불투명하다.

또 올 시즌 송승준을 비롯한 고참급 선발 투수의 활약이 미미해 다음 시즌 선발진에 포함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불펜진도 셋업맨 윤길현-마무리투수 손승락으로 계속 밀어붙이긴 힘들다.

타선의 경우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획득하는 황재균의 거취가 가장 큰 변수다. 잡자니 거액이 필요하고 놓아주자니 팀 타선의 핵심이 구멍난다. 외국인 타자도 저스틴 맥스웰과 함께할지, 새롭게 뽑을지 해결해야 한다.

조원우 감독의 거취도 거론된다. 일부 팬들은 소위 '7.10 라인업'을 예로 들며 감독의 역량을 의심한다. 조원우 감독은 시즌 중반 이후 승부처 논란에 시달렸다. 중요한 순간에 타이밍을 놓친다는 지적이었다.

조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 체력 안배를 해주며 여유롭게 팀을 운영했다. 지난 7월까지 5위를 계속 유지할 때만 해도 적절한 전략이었다. 후반기 치고 나갈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축된 힘은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진 8~9월 나타나지 않았다. 강민호, 맥스웰 등 주축 타자는 부상을 당했고 시즌 초부터 무너진 롯데의 마운드는 살아나지 못했다. 늦춘 승부처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희망은 있는가

올 시즌 롯데 팬들이 희망을 본 것 중 하나는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의 성장이다. 일명 '박 트리오'라고 불리는 3인방은 올 시즌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지난 시즌 kt 위즈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박세웅은 2승에 그쳤다. 하지만 박세웅은 올 시즌 26경기(5일 기준)에 출장해 134이닝을 소화하며 7승 12패를 거뒀다. 만으로 21살에 불과한 그의 성장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 시즌 존재감이 없었던 박진형은 올 시즌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2패를 올렸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체력적, 심리적인 문제를 떠안고도 이 정도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중고참 급에 속하는 박시영도 올 시즌 기회를 부여받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불펜에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올 시즌 선발 등판한 2경기서는 좋은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8월 kt전에서는 5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5⅔이닝 3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물론 영건들의 한계도 뚜렷했다. 위기관리 능력 부족, 여름철 체력 난조, 경기 경험 부족 등의 문제를 노출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통을 통해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박세웅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려보다 기대를 갖게 하는 '박 트리오'의 다음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