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승조의 불쇼

- 윤길현 블론세이브 리그 1위
- 손승락 평균자책점 4점 육박

# 위용 잃은 선발진

- 송승준 10경기 나와 겨우 1승
- 외인 듀오도 제구력 들쭉날쭉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가 좌절됐다. 롯데는 시즌 전 자유계약(FA)선수를 수혈했지만 4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이미 롯데는 7년 연속 가을야구를 못 한 경험이 있다. 지금이 '제2의 암흑기'라는 지적도 있다. 2016시즌 롯데가 왜 이렇게 무너졌는지 시리즈로 점검해본다.
■믿었던 필승 조의 '불쇼'

2015시즌이 끝난 뒤 롯데는 스토브리그를 주도하며 발 빠른 영입 작전을 펼쳤다. 내부 자유계약(FA)선수였던 송승준을 4년 40억 원에 잔류시켰고 외부 FA였던 윤길현(4년 38억 원)과 손승락(4년 60억 원)을 잇달아 영입했다. 총 138억 원이란 통 큰 투자와 발 빠른 영입 작전으로 '프런트가 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지난 4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윤길현-손승락으로 이어진 필승 조는 2-1의 짜릿한 한 점 차 승부를 지켜냈다. 새로운 롯데의 필승 공식이 생기는 듯했다.

기대감이 절망감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먼저 윤길현부터 무너졌다. 5월 한 달 동안 윤길현은 8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했다. 중요한 시기인 9월에는 8이닝 평균자책점 14.63으로 추락했다. 3일까지 61경기에 출장한 윤길현은 평균자책점 6.07에 7승 7패 2세이브 15홀드를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는 8번을 기록해 프로야구 전체 투수 중 1위다.

셋업맨이 무너지자 손승락도 6월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8월까지의 경기를 소화한 손승락의 평균자책점은 4.46으로 치솟았고 마무리 투수로서 믿음을 잃어갔다. 시즌 초 롯데의 필승 공식은 '절망 공식'으로 바뀌었다. 손승락은 3일까지 47경기에 출장해 평균자책점 3.93에 7승 2패 20세이브로 윤길현과 함께 팀 내 다승 공동 2위(1위 조쉬 린드블럼 10승)에 올랐다. 마무리 투수로서는 뼈 아픈 기록이다.

■무너진 선발 투수

조쉬 린드블럼(23개)과 브룩스 레일리(19개)는 지난 시즌 퀄리티 스타트 42개를 합작했다. 헐거워진 뒷문이 보강됐으니 두 외인이 지난 시즌 만큼만 던져주면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선발진의 균열이 나타났다. 린드블럼은 개막전 승리 이후 4월에만 4패를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어렵사리 10승을 챙겼지만 그동안 퀄리티 스타트는 13개에 불과했다. 린드블럼이 후반기 막판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자 이번에는 레일리가 가파르게 추락했다. 레일리는 지난 7월부터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단 1승만을 거두는 데 그쳤다. 레일리가 호투한 날에는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했다.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외인 2명이 헤매는 사이 팀 내 3선발로 토종 선발진을 이끌 것이라 예상됐던 송승준은 부상과 부진으로 올 시즌 마운드에 제대로 오르지 못했다. 송승준은 FA 첫해 10경기에 출장해 평균자책점 8.71에 1승 2패로 프로야구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흔들린 마운드는 박세웅 박진형 등 젊은 투수들이 이어받았지만 이들 역시 아직은 역부족이었다.

선발 외인 2명과 송승준이 무너지고 불펜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초보 사령탑 조원우 롯데 감독은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에 고원준을 내주고 노경은을 데려왔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란 야구계의 오랜 이야기가 롯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외국인 투수 2016 기록(괄호 안은 2015) 조쉬 린드블럼 연봉-120만 불 출전 수 - 30경기(32) 성적 - 10승13패(13승11패) 평균자책점 - 5.28(3.56) 탈삼진 - 148(180) 퀄리티스타트 - 13(23) 브룩스 레일리 연봉-63만 불 출전 수 - 30경기(31) 성적 - 7승10패(11승9패) 평균자책점 - 4.38(3.91) 탈삼진 - 142(134) 퀄리티스타트 -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