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팀 없는 불모지서 거둔 기적
- 일본, 10-0 캐나다 꺾고 우승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이 세계여자야구월드컵에서 6위라는 성적으로 '아름다운 도전'을 마쳤다. 한국은 실업팀 하나 없는 여자야구의 불모지에서 애초 목표한 슈퍼라운드 진출이란 성과를 올렸다.
이광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0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여자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6강전) 4차전에서 일본에 0-6으로 패했다. 세계랭킹 1위 일본을 상대로 한국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일본에 6실점 했지만 4개의 안타만을 내줬고 콜드게임패 당할 것이란 전망을 뒤집었다.
세계랭킹 11위로 약체로 분류된 한국은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파키스탄(12위)과 쿠바(8위)를 잡아내며 이변을 연출했다. 파키스탄은 최약체라 승리가 예상됐지만 쿠바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슈퍼라운드 진출권을 따냈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은 대만(6위)과 호주(3위)에게 콜드게임패를 당했고 캐나다(4위)와 일본에도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소프트볼 선수 12명을 긴급 수혈해 20명의 엔트리를 겨우 맞춘 한국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것은 기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끝났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여자야구는 미래의 가능성과 앞으로의 숙제를 동시에 보여줬다.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는 선수 수급이다. 한국은 대회 전 경기에 출전할 선수조차 꾸리지 못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국체전,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의 대회에서 여자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초중고교 및 실업팀을 창단하는 등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통해 어린 여자선수들에게도 야구란 꿈을 꿀 수 있게 해야 한다.
한편 11일 일본과 캐나다가 펼친 세계여자야구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세계랭킹 1위 일본이 10-0으로 승리했다. 일본 선발 사토 아야미는 7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후나코시 치히로는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일본 타선을 이끌었다. 김진룡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