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무려 3시간 10분이나 걸렸다. 한국 여자탁구가 리우올림픽 단체전에서 가까스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은 13일 새벽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3관에서 끝난 단체전 16강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끝에 루마니아에 3-2로 힘겹게 승리했다.

	서효원. 연합뉴스

같은 시간에 시작한 중국·북한·싱가포르는 상대를 3-0으로 손쉽게 꺾은 상태였다.

경기 전 여자탁구 대표팀 김형석 감독은 "루마니아는 16강 상대들 가운데 가장 까다롭다"고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을 예상했다. 2년 전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16강에서 한국이 2-3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마지막 게임까지 이어졌다. 전지희가 첫 경기를 따낼 때만 해도 8강 진출은 순조로워 보였다. 복식에서 이겼으나 서효원이 2단식에서 패했다. 그리고 양하은이 4단식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승부는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게임스코어 2-2에서 마지막 5단식에 나선 서효원이 상대에 첫 세트를 빼앗기며 불안감은 커졌다. 루마니아 베르나데테는 수비 전형의 서효원을 이미 파악하고 나온 듯했다.

서효원은 2세트를 14-12로 가까스로 따냈면서 세트스코어 2-2를 만들었다.

8강 여부는 마지막 경기의 마지막 세트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서효원은 개인 단식 16강에서도 마지막 세트에서 3-4로 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맏언니는 이번에는 달랐다. 5세트를 11-7로 승리하면서 길고 길었던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국은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서효원은 물론 전지희와 양하은 모두 두 손을 번쩍 들며 불안했던 마음을 싹 씻어냈다.

	서효원. 연합뉴스

전지희는 경기가 끝난 뒤 "절대 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단체전이었기 때문에 서로를 믿었다"고 말했다. 서효원은 "마지막 단식까지 온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질 수 있다는 생각보다 어떻게 상대를 공략할 것인지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양하은은 "싱가포르는 루마니아보다 더 강하다"며 "진다고 생각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경기에만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여자 대표팀은 오는 13일 오후 싱가포르와 8강에서 격돌한다. 싱가포르는 4년 전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한국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한국은 13일 밤 10시 이집트를 3-0으로 완파한 만만치 않은 상대 싱가포르와 4강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