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설적인 헤비급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3일(현지시간)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2012년 2월 22일 피닉스 소재 신경외과 병원에서 포즈를 취한 알리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무하마드 알리는 '어록'이라고 할만큼 촌천살인의 말을 많이 남겼다. 가장 유명한 발언은 1964년 2월 소니 리스턴과 대결에 앞서 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것이다.

그는 육중한 체격을 자랑하는 헤비급 선수답지 않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프로복싱 통산 56승(37KO) 5패를 거뒀다. 알리는 '잘난 척' 발언으로 상대의 기를 죽이기로 유명했다. "난 이 세상의 왕이다. 난 예뻐! 난 나쁜 놈이야. 이 세상을 흔들어놓으니까" "난 무지하게 빠른 사람이야. 침대에 누운 채로 내 방 조명 스위치를 꺼버릴 정도니까" "나 정도로 위대하면 겸손하기 어렵지!" "슈퍼맨은 안전벨트가 필요 없어"가 모두 알리의 어록들이다.

그러나 취재진의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고는 "멋진 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침묵이 금"이라고 답변한 적도 있다.

알리는 흑인 차별에 저항한 선수로도 유명하다. 1960년 로마 올림픽 라이트헤비급에서 딴 금메달을 땄으나 '메달이 흑인을 멸시하는 현실을 바꿔주지 않는다'며 호수에 던져버린 알리다.

그는 베트남 전쟁 징집 영장이 발부되자 "베트콩 중에는 나를 검둥이(Nigger)라고 부른 사람이 없다"며 병역을 거부했다.

알리는 "왜 천사 그림에는 백인만 있고 흑인은 없느냐"는 말로 인종차별에 경종을 울렸다. 복싱을 "두 흑인 남자가 서로를 두드려 패는 것을 많은 백인 남자가 지켜보는 것"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3차례에 걸쳐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고 통산 19차례 방어에 성공한 알리지만, 가장 힘들었던 상대로는 '첫 번째 아내'를 꼽았다. 모두 4번이나 결혼한 알리는 "첫 번째 아내와의 싸움이 살면서 가장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알리는 복싱 후유증으로 은퇴 3년 만인 198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그는 "하느님이 이 세상 최고는 내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점을 알려주시려고 나한테 이런 병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