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단 132년…2부리그 전전
- 작년 라니에리 지휘봉 잡고
- 1년 만에 깜짝 이변 연출
- 전체 몸값 첼시의 20%
- "5000분의 1 확률 뚫었다"
축구 '미생', 어중이떠중이들의 집합소였던 잉글랜드의 프로축구팀이 기적적인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가 창단 132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며 거짓말 같은 동화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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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
레스터시티는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5-2016 EPL 36라운드 경기에서 2위 토트넘이 첼시와 2-2로 비기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실낱같은 우승 희망을 이어갔던 토트넘이 이날 무승부로 19승 13무 4패(승점 70)가 되면서 레스터시티(승점 77)와 승점 1을 줄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레스터시티는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이번 시즌 EPL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레스터시티는 1884년 창단 이후 EPL을 포함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부 리그를 전전하던 레스터시티는 2014-2015시즌 1부 리그를 밟았다. 프리미어리그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4월 초까지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가 간신히 14위에 오르며 강등을 면했다. 그런 팀이 지난해 7월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맞으면서 1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레스터시티의 우승이 기적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또 있다. 선수들의 '싸구려' 몸값이다.
2012년에 영입한 제이미 바디의 이적료는 93만 파운드(약 15억4000만 원)였다. 이번 시즌 영입된 팀 동료 오카자키 신지(825만 파운드·137억1000만 원)의 9분의 1 수준이다. 또 다른 스타 리야드 마레즈는 37만5000파운드(약 6억2000만 원)에 이적했다.
주전 멤버 11명의 이적료는 총 2411만4000파운드(약 401억 원)에 불과하다. 이번 시즌 맨시티로 이적한 라힘 스털링(4400만 파운드·731억5000만 원)의 절반,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2200만 파운드)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선수단의 전체 연봉은 1000억 원 정도로 4700억 원 수준인 첼시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레스터시티 선수들은 이날 영국 멜턴 모브레이에 있는 바디의 집에 모여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수십 명의 팬도 모여 축하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도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정말 자랑스럽다. 행복하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환상적이다. 그들의 집중력과 투지, 정신력이 우승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리 선수들은 우승의 자격이 있다"라고 선수들을 높이 평가했다.
레스터시티의 우승에 해외 언론의 극찬이 쏟아졌다.
영국 매체 BBC는 "레스터의 우승은 믿을 수 없다"며 "이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 레스터시티 미드필더 로비 세비지의 말을 전했다. 데일리 메일은 "레스터가 5000분의 1의 우승확률을 극복하면서 스포츠의 가장 위대한 동화가 완성됐다"고 썼다.
안인석 기자 d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