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송승준

- 유일한 좌완 레일리 투구자세 수정
- 용병들 올시즌 30승이상 합작 기대
- 5명 선발체제로 순조로운 마운드
- 불펜 송승락·윤길현·정대현 강력

- 만 21세 박세웅 직구 시속 148㎞
- 성장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
- 올시즌 '키 맨'은 기복있는 고원준
- 그의 활약 따라 팀성적 좌우될 듯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 마운드는 지난 시즌보다 탄탄해질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선발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와 재계약을 맺었다. 작년 11월 토종 에이스 송승준과 계약 기간 4년에 총액 40억 원의 자유계약(FA)도 했다. 선발 3각 편대를 완성한 롯데는 4, 5 선발 찾기에 나섰고 지난 스프링 캠프와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통해 박세웅과 고원준을 낙점했다. 지난 시즌 내내 확실한 4, 5 선발을 찾지 못해 고생했던 롯데는 그런 고민을 덜게 됐다.

여기에 가장 만족감을 나타내는 사람은 주형광 투수코치다. 올 시즌 롯데 마운드는 사실상 주형광 코치에 의해 운용될 예정이다. 외야수 출신인 조원우 감독이 주형광 투수코치에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주형광 코치 또한 마운드가 잘못되면 자신의 책임이라 공언한 상태다.

주형광 코치의 걱정과는 달리 롯데의 선발 마운드 운용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규리그에 진입하기 전부터 '린드블럼-레일리-송승준-박세웅-고원준'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갖췄고 시범경기에서도 5명의 선발은 제 몫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3.56에 13승 11패를 기록했던 린드블럼은 야구 팬들 사이에서 '린동원'이란 별명을 얻었다. 과거 롯데의 전설적인 투수 최동원처럼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의미다. 린드블럼은 지난 시즌 210이닝 동안 3329구를 던지며 철인의 면모를 나타냈다. 2015시즌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린드블럼보다 더 많은 이닝과 투구 수를 기록한 투수는 없다.

린드블럼은 올해도 200이닝 이상 소화를 목표로 차근차근 체력을 준비해왔다. 본인은 경기는 해봐야 아는 것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린드블럼의 활약에 의문부호를 달지 않는다.

린드블럼은 지난 시즌 총 32경기에 출전해 2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에 비하면 13승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롯데의 불펜진이 여러 번 승리를 날렸기 때문이다.

올해는 린드블럼의 승수가 더 많아질 전망이다. 손승락과 윤길현이 불펜진에 합류했고 정대현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훨씬 강력해진 불펜이 린드블럼의 승리를 지켜낼 확률이 높다.

시범경기에서 시속 148㎞의 직구를 뿌린 린드블럼은 다음 달 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선발 등판에 맞춰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린드블럼과 함께 평균자책점 3.91에 11승 9패를 올리며 롯데의 원투 펀치를 담당했던 레일리는 선발 투수 중 유일한 좌완이다. 지난해 도미니카리그를 소화하다가 쉴 틈도 없이 한국 무대에 데뷔한 레일리는 시즌 후반 체력에 문제를 보였다. 올해는 다른 겨울 리그를 뛰지 않고 비시즌 동안 차근차근 몸을 만들며 체력을 비축했다.

또 하나, 레일리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투구자세도 수정했다. 레일리는 지난 시즌 특정팀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 팀이 투구자세를 보고 구질을 알아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레일리는 똑같은 자세로 다른 구종을 던질 수 있게 훈련했고 문제점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한국야구 2년 차를 맞는 외국인 용병 투수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올 시즌 30승 이상을 합작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용병만큼 기대되는 롯데 선발투수가 있다. 바로 토종 에이스 송승준이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4.75에 8승 7패를 기록한 송승준은 작년 만족할만한 FA 계약을 마치고 올 시즌을 맞는다. 2008~2011시즌 꾸준히 두 자리 승수를 쌓았던 송승준은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송승준은 올해 도약을 노리고 있다. 작년에 잔 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몸 관리를 못 했던 원인을 찾았다. 지난 시즌 전 스프링 캠프부터 많은 공을 던졌던 것이 시즌 후반기에 갈수록 체력 부족은 물론 부상까지 불러왔다.

이 때문에 그는 스프링 캠프에서 절대 무리하지 않았다. 천천히 몸을 끌어올려 정규리그에 몸 상태를 맞춰왔다. 또 '먹튀' 대신 '몸이 워낙 강골이니 저 나이에도 충분히 할 수 있네'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정신적으로도 무장을 마쳤다.

만 36세의 송승준은 팀의 어린 투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후배들과 기술 부분에서 이런저런 의견을 공유하는 것을 포함해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박세웅(왼쪽),고원준

롯데 주형광 코치가 올 스프링 캠프에서 발견한 원석은 박세웅이다.

2014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kt 위즈에게 1차 지명을 받은 박세웅은 지난 시즌 롯데로 팀을 옮겨 114이닝을 소화하며 2승 11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박세웅은 패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만 21세의 어린 나이지만 진중한 성격으로 야구에 대한 열정이 크다. 박세웅의 진가는 지난 1월부터 있었던 롯데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나타났다. 캠프 때 치른 연습경기에서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페이스가 너무 빨리 올라와 걱정할 정도였다.

박세웅은 시범 경기에서부터 시속 148㎞의 직구를 꽂았다. 직구가 빠른 만큼 변화구도 상대 타자들에게 잘 먹혀들어갔다. 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박세웅은 성장하고 있다. 박세웅이 지난해보다 얼마큼 성장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다.

선발 마운드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투수로 고원준이 꼽힌다. 롯데 구단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올 시즌 롯데 선발 마운드의 '키 맨'으로 고원준을 이야기했다.

	위에서부터 배장호, 이재곤, 김원중

고원준이 얼마나 활약해주냐에 따라 팀 성적이 판가름날 것이라 보고 있다. 2014년 상무에서 군 복무 중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고원준이 아직 1군 무대에 선적이 없다. 고원준의 활약에 따라 롯데의 5선발 체제가 문제없이 돌아가느냐가 달려있다. 고원준은 스프링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때도 있었고 마운드에서 무너지는 모습도 보여줬다.

군대를 다녀온 고원준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평가가 '달라졌다'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대만 마무리 훈련 때부터 시범경기 때까지 야구에 대해 진지함이 묻어난다는 코치진의 반응이 많았다.

태도가 달라졌다는 평가에 대해 고원준은 군 복무를 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고 설명한다. 2011시즌 9승 7패를 기록한 고원준은 이미 재능을 인정받은 상태다. 여기에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더해졌다. 고원준의 장점은 시속 140㎞ 중반대의 묵직한 직구와 제구력이 갖춰진 변화구이다. 고원준이 자신의 장점을 살려 롯데의 선발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선발 5인 외에 배장호 이재곤 김원중도 선발 자원이다. 5인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면 곧바로 이들이 투입된다. 프로데뷔 10년 차를 넘긴 배장호와 이재곤은 경험을 바탕으로 투수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김원중은 1군과 2군을 오가며 코치진의 주문을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 2015시즌 롯데 투수 팀기록 팀 평균 자책점  5.07(8위) 팀 실점  802점(2위 경기당 5.57점)

◇ 2015시즌 선발 투수 성적 이름 경기 (이닝) 성적 평균 자책점 조쉬 린드블럼 32(210) 13승11패 3.56 브룩스 레일리 31(179 ¹/₃) 11승9패 3.91 송승준 25(125) 8승7패 4.75 박세웅 31(114) 2승11패 5.76 고원준 9(9) 2홀드 2.00  ※퓨처스리그 성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