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 강정호만큼 가치 인정 미지수
- 실패땐 황재균에 진출 기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동시에 선언한 손아섭과 황재균 중 손아섭의 손을 들어줬다.

롯데는 "최근 5년간 개인 성적, 팀 기여도의 척도인 연봉, 대표팀 발탁과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 등을 고려한 결과 손아섭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참가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롯데는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대로 KBO에 손아섭의 포스팅을 정식 요청할 계획이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손아섭은 평균 타율 0.333에 158안타, 12홈런, 69타점 16도루를 기록해 황재균(타율 0.289, 36안타, 12홈런, 70타점, 18도루)에 앞섰다. 올 연봉은 손아섭이 5억 원, 황재균이 3억 1000만 원이며 대표팀 발탁도 손아섭이 3회, 황재균이 2회다. 손아섭은 지난해까지 골든글러브를 4회 연속 수상했지만, 황재균은 아직 골든글러브를 끼지 못했다.

	황재균

하지만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를 잃은 것은 아니다. 롯데는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할 경우 곧장 황재균에게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팅 신청은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할 수 있는데, 그 이전에 롯데가 손아섭에 대한 미국 구단의 응찰액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응찰액을 받아들이더라도 손아섭이 미국 구단과 연봉 등 계약에 합의하지 못하면 황재균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남은 과제는 미국 구단이 손아섭에 어느 정도의 관심을 두느냐다. 지난달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삼성 라이온즈 경기에 방문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스카우트는 "손아섭과 황재균을 보려고 왔다"며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넥센과의 경기 때 박병호를 보기 위해 찾아온 텍사스 레인저스, LA 다저스, 피츠버그 등의 스카우트도 손아섭과 황재균을 체크리스트에 올려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강정호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미국 구단의 한국 선수에 대한 신용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손아섭이 강정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내야수면서 40홈런 타자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강정호와 외야수인 손아섭을 직접 비교하는 건 곤란하다"면서 "일반적으로 코너 외야수에게 장타력을 기대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에 빼어난 콘택트 능력을 장점으로 하는 중장거리 타자인 손아섭의 매력이 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